영국의 디자이너 폴 스미스 경 (사진=최성욱 기자)

[뉴시안=최성욱 기자]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폴 스미스 (Paul Smith)'경이 한국을 찾았다.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개관 5주년 기념 특별전 '헬로 마이 네임 이즈 폴 스미스 (Hello, My name is Paul Smith)를 앞두고 이번 전시회가 갖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폴 스미스는 "대부분의 디자이너 전시회는 이제까지의 작품들을 돌아보는 회고전 성격이 강하다"면서 "자신은 이런 흐름과는 달리 디자이너 폴 스미스의 작업실을 공개하며 어떻게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는지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차별화 포인트를 소개했다. 자신이 처음 문을 열었던 매장부터 현재 작업실 환경까지 실제 공간을 거의 그대로 옮긴 듯 전시한 것이 특징이다.  

DDP 개관 5주년 기념 특별전을 소개하는 폴 스미스 경 (사진=최성욱 기자)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밝히는 폴 스미스의 이번 전시는 런던디자인뮤지엄이 영국 런던에서 연 전시를 서울로 옮겨온 것이다. 이 전시회는 런던디자인뮤지엄 사상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전시회로 알려져 있다. 폴스미스전의 11번째로 열리는 도시 서울에 이어 8월 이후에는 광주에서의 전시도 예정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폴 스미스가 디자인적인 영감을 받는 다양한 소품들도 함께 소개되며 사진, 페인팅, 오브제 등 약 540여점과 폴 스미스가 직접 디자인한 의상도 선보인다. DDP 개관 5주년 폴 스미스 전은 서울디자인 재단과  런던디자인뮤지엄이 공동 주최하고 지아이씨클라우드가 주관한다.

영국의 대표 디자이너 폴 스미스 경 (사진=최성욱 기자)

1946년생으로 칠순을 훌쩍 넘긴 폴 스미스는 1991년 왕실 디자이너(Royal Designers for Industry) 자격을 얻었고 2000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패션 업계에 기여한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았다.

그의 이름을 딴 폴 스미스의 패션 회사는 1980년에 설립되어 우리나라를 포함, 현재 70개국에 진출해 있다. 소위 '명품'으로 분류되는 해외 패션 업체들은 LVMH와 같은 대형 회사에 소속되는 분위기가 몇년간 지속되었지만 폴 스미스는 이런 흐름을 거부하고 개인 회사로 남아 있다.

기자 간담회에서 폴 스미스는 "매일 아침 면도를 위해 거울을 볼 때 보게 되는 나, 오직 폴 스미스만이 주식회사 폴 스미스의 최종 결정권자이다"며 "대기업에 속해 있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대표 디자이너 폴 스미스 경 (사진=최성욱 기자)

이번 전시에는 처음으로 마련한 노팅엄 바이어드 레인(Nottingham Byard Lane) 6번지의 폴 스미스 매장 'Vêtement Pour Homme'을 그대로 재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머릿속을 이미지로 구현한 폴 스미스 특유의 위트있는 전시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어린 시절 '사이클 선수'가 되고 싶었던 그는 2016년 '폴 스미스의 사이클링 스크랩북(Paul Smith's Cycling Scrapbook)을 펴내며 자신의 영웅인 사이클 선수들과 좋아하는 사이클 운동복 등을 정리해 영감을 준 사물과 사이클을 같이 소개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자전거 관련 전문 브랜드인 매그리아 로사(Maglia Rosa)에서 핑크색 운동복(jersey)을 선보였다.

다양한 컬러의 스트라이프가 상징이지만 이후 그를 상징하는 컬러로는 맨 먼저 핑크를 떠올리게 됐고 이번 전시회의 메인 컬러 역시 핑크이다. 

영국의 대표 디자이너 폴 스미스 경 (사진=최성욱 기자)

폴 스미스는 "현재의 디자이너들은 서로를 모방하며 너무나도 닮아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영감은 모든 것에서 발견할 수 있다(You can find inspiration in everything)"는 말을 소개하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영감을 찾아 나설 것을 권했다.

이번 전시회에 특히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 자신의 꿈이 디자이너인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주기를 바란다며 해외에서 열렸던 같은 전시회의 관람객들은 '타 전시회와 달리 오랜 시간 보고 한번이 아니라 두번, 세번 관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전시회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디자이너 폴 스미스가 어디서 어떻게 영감을 받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사무실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회가 답이 돼 줄 것이다. 

폴 스미스 전은 6월 6일부터 8월 25일까지 DDP에서 진행된다 (사진=최성욱 기자)

서울디자인재단측은 DDP가 위치한 동대문이 서울이 패션 중심지이듯, 폴 스미스가 어린 시절 패션 디자인을 배운 노팅엄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5주년 기념 전시회로 적합하기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폴 스미스 역시 서울로 전시 장소가 개최되자 DDP를 설계한 자하 하디드(Zaha Hadid)와의 인연을 떠올리며 DDP에서 전시하고 싶다고 주관사인 지아이씨클라우드측에 요청했다. 8일 오후 5시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디자인, 창의성 그리고 영감' 주제 특별 강연 진행도 진행된다. 장소는 DDP 살림터 3층 디자인 나눔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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