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픽셀4 이미지 (이미지=톰스가이드)

[뉴시안=최성욱 기자] '외산폰의 무덤'에 구글이 스스로 걸어들어올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강력한 압박속에 그동안 대한민국은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이는 깨진지 오래이다. 시장점유율을 감안한다면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을 해외 제조사들이 꾸준히 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 역시 국내에 정식을 도입되기까지는 2년 9개월이 걸렸다. 당시만 하더라도 옴니아로 대표되는 삼성의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고, 아이폰은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다소 늦기는 했지만 아이폰은 국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도 인기는 지속되고 있다.

소니도 엑스페리아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스마트폰을 생산해온 소니는 엑스페리아로 대표되는 자사의 스마트폰 라인을 지난 몇년간 지속적으로 국내에 공급했다. 백화점과 직영점 등의 자체 유통망을 사용해 판매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는 소니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샤오미 역시 지모비코리아를 통해 벌써 3번째 제품을 출시했다. 홍미노트5와 포코폰 F1, 홍미노트7 등은 그동안 해외 직구를 통해 별도 채널로 구입해야 하던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며 가성비 샤오미를 편리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블랙베리는 해외 직구보다 유리한 가격을 제시하며 국내의 블랙베리 팬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들 외산폰 업체들은 엄청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지는 않지만 선택의 폭을 늘려가며 국내 사용자들이 다양한 폰을 편하게 구입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한다.

구글 픽셀3 제품 이미지 (화면 캡쳐 = 구글)
구글 픽셀3 제품 이미지 (화면 캡쳐 = 구글)

하지만 이런 부분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기업도 있으니 바로 구글이다.

구글은 LG전자가 제조한 넥서스폰의 경우 AS문제에 불편이 없어 국내 판매를 진행한 바 있다. 또 화웨이의 넥서스 6P 역시 국내 이통사를 통해 공급했었다. 다만 넥서스의 후속작인 픽셀은 3세대가 이미 발표됐지만 여전히 국내 도입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이 하드웨어에 관한 한 국내 시장에 여전한 차별을 진행중이라고 해석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광고 시장과 검색 시장의 세계 최고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이 하드웨어에만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사실상 편의주의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해석이다. 구글 픽셀은 구글이 직접 만들어 유통하는 스마트폰이다. 애플의 아이폰에 대응하는 제품으로 이통사나 제조사의 앱이 사전설치돼 있지 않고 구글의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돼 2년동안 그 어느 스마트폰보다 새 버전의 업데이트를 빠르게 진행받는다.

이런 장점이 있기에 국내에도 얼리어답터나 매니아층에서는 구글 픽셀을 해외에서 구입해서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그렇지만 이렇게 구입한 폰은 SK텔레콤이나 KT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정식 전파인증을 받지 않았기에 수도권 등 대도시를 벗어나면 통신망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업계에서는 해외 제조사들이 국내 하드웨어 유통에 꺼리는 이유는 사후관리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전국적으로 잘 짜여진 AS망을 갖추지 않은 기업들은 별도의 계약을 통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마진이 줄어 들어 꺼려 한다"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전국적인 AS망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당일 부품수리가 진행된다. 때문에 해외업체들은 경쟁력면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 역시 샤오미나 소니의 사례를 보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매년 5월 구글은 I/O를 통해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자랑한다. 언제까지 개인 직구나 구매대행을 통해 픽셀을 사용해야 하는지, 구글이 국내 시장에서 고수익을 올리는 상황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전향적인 변화가 없는 한 10월경 발표예정인 구글 픽셀4도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전세계 어느 사용자들보다 스마트폰을 열심히 사용하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해 픽셀이 정식으로 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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