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와 제휴해 무이자 융자 제공 (사진=AP/뉴시스)
애플,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와 제휴해 무이자 융자 제공 (사진=AP/뉴시스)

[뉴시안=최성욱 기자] 애플과 퀄컴이 30억달러(약 3조원) 규모의 소송에 돌입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모바일칩 제조사 간 싸움이지만 사용자들에게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연방법원에서 애플이 퀄컴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 재판이 시작된다.

퀄컴은 세계 최대 특허 보유 업체이자 칩 공급업체이다. FT는 이번 재판이 미국, 중국 및 유럽까지 뻗어 나간 두 회사 간 장기 분쟁의 중심축이며 차세대 기술인 5G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시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3월 애플과 퀄컴 간의 한 특허소송에서 미국 샌디에이고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퀄컴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퀄컴의 특허 3건을 애플이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352억원(31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구형모델에 국한된 것으로 이번 건과는 다른 내용이다. 이미 1패를 기록한 애플이 뒤집기를 시도하는 중으로 해석될 수 있다. 

FT는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법정에서 퀄컴이 칩 로열티를 과하게 받아 애플이 입은 손해와 관련해 증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은 '칩을 구매하려면 특허권도 함께 구매해라'는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애플의 제프 윌리암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이폰 한 대당 7.5달러의 로열티를 퀄컴에 지불했다'며 관행보다 5배나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애초 애플은 한 대당 1.5달러 수준을 지불하기 원했고 이는 모뎀 가격 30달러의 5% 이다.

반면 퀄컴은 애플때문에 매년 2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지출해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모뎀칩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고객으로 인해 모뎀 업데이트가 지연됐고 개발비 추가부담금액이 회사에 부담이 돼 왔다는 것이다.

쟁점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FTC)가 퀄컴을 상대로 한 소송의 결과이다. FTC는 2011~2016년 퀄컴이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위치를 이용해 로열티 인하를 요구하는 애플이 부당하게 무선칩을 구매하도록 강요했다고 봤다.

시장 지배적 위치 이용한 퀄컴의 구매강요 혐의가 입증될 경우 퀄컴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며 현재 진행되는 재판의 방향은 퀄컴에게 불리해 보인다. 한편 퀄컴이 승소할 경우 애플은 가격 경쟁력면에서 여전한 부담을 떠안게 된다.

퀄컴의 주가는 2016년부터 변동성이 컸다. 분쟁으로 인한 라이선스 수익 불확실성 때문이다. 잠재적 손해 규모는 퀄컴의 2016년 순이익인 57억달러의 4배에 달할 수 있다고 FT는 전했다.

애플이 재판에서 이길 경우도 후폭풍은 여전하다. 퀄컴과 분쟁이 시작되면서 애플은 모뎀칩 공급의 다변화를 모색했지만 파트너의 업무진척이 생각보다 느리다. 인텔로부터 칩을 공급받고 있지만 인텔은 내년에야 5G 모뎀칩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돼 아이폰 5G의 출시는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조원 대의 소송 결과에 따라 퀄컴과 애플 모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이며 사용자들 역시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재판의 결과에 전세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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