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자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김호철 대한민국 (사진=대한배구협회)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스포츠 평론가] 차명진 자유한국당 전 의원 등 일부 보수진영 사람들의 세월 호 관련 막말이 화제다.

차 전의원은 지난 15일 세월 호 참사 하루 전에 자신의 SNS에 “세월 호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에 대한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 하게 해 처 먹는다”고 올려 보수진영은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명지대학교 김형준 교수는 이튿날 SBS TV 2시 주영진의 뉴스 브리핑에 출연해서 “세월 호 안에서 희생된 학생들이 자신의 자식이었다면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며 비난을 했다.

스포츠 계에서도 차마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서 지탄을 받고 있는 지도자들이 있다.

남자배구 국가대표 김호철 감독은 지난해 2월 대한배구협회와 국가대표 전임 감독 계약을 하면서 계약기간 동안에 프로팀에서 (감독직)제의가 오더라도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만약 가게 되면 위약금(연봉의 50%인 5000만원)을 물도록 했다.

그런데 OK 저축은행 팀 감독 자리가 비자 김 감독이 먼저 “OK 저축구단에 감독의향이 있다고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OK 저축은행에서 먼저 (감독)제의를 해 오더라도 고사를 해야 할 처지인데, 자신이 먼저 제의를 했다는 것은 아무리 이해를 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

◆ OK 저축은행 연봉 높아 국가대표 감독자리 차버려

프로배구 OK 저축은행의 김세진 감독은 창단 감독으로 6년 동안 감독을 맡고 있다가 지난 3월19일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퇴를 했다.

김 감독은 OK 저축은행을 두 번이나 정상에 올려놓았지만 최근 세 차례나 최하위에 그친데 대한 부담을 느껴서 스스로 사퇴를 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을 대표하는 지도자가 후배가 내놓은 자리를 탐한 것이다. 그것도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영예로운 자리를 약속까지 저버리면서 까지 말이다.

김 감독이 OK저축은행 감독자리를 탐낸 것은 고액 연봉 때문이다.

프로배구 감독은 최소 3억원에서 5억원까지 연봉이 보장 된다. 더구나 김호철 같은 베테랑 감독의 경우에는 거의 5억원 까지 받을 수 있다. 국가대표 감독(연봉 1억원) 보다 4~5배 많은 연봉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액연봉이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국가대표 감독을 헌 신작 버리듯 차버리고 간다는 것은 ‘스포츠 맨 십’을 떠나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국가대표 감독의 권위와 명예를 스스로 차버린 셈이다.

후배인 OK 저축은행 전 김세진 감독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배구 국가대표 팀 선수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1년 자격정지 중징계…하루아침에 신의 저버린 사람 전락

대한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상벌위원회)는 김철호 감독에 대해 1년 자격정지 중징계를 결정했다.

대한배구협회 대표선수 관리규정 제25조 제1항 제5호 ‘체육인으로서의 품위를 심히 훼손하는 경우’를 따른 것이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사과를 했다. 김 감독도 ‘앞으로는 국가대표 감독에 만 전념 하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고 멈춰 세울수 없게됐다.

김호철 감독은 선수 시절 ‘컴퓨터 세터’로서 우리나라 뿐 만 아니라 아시아,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세터였다.

은퇴를 한 후에도 이탈리아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 돌아와서도 현대캐피탈을 두 번이나 정상으로 끌어 올리면서 친구 관계인 삼성화제의 신치용 감독과 쌍벽을 이루는 명감독이었다.

당시 김호철 신치용의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를 많은 배구 팬들을 배구코트로 불러들이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번 OK 저축은행 파동으로 하루아침에 신의를 저버린 사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따라 김감독 '전철(前轍) 밟아'

김호철 감독 이전에도 계약과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내 던진 지도자가 있었는데 모두 그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박기원 감독은 2016년 4월15일 김남성 코치에게 국가대표 감독 자리를 물려주고 대한항공 팀을 맡았다.

당시 배구 계에서는 월드리그를 코앞에 두고 국가대표 감독을 내 던지고 대한항공 팀으로 간 박 감독과 함께 대한항공을 싸잡아 비난했었다.

박 감독은 2016~7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지만, 2016~7시즌과 올 시즌 즉 2018~9시즌은 현대 캐피탈에 막혀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하늘이 두 번이나 외면한 것이다.

◆ 박성화 축구 감독 신의 저 버린 후 끝내 고교 팀으로 떠돌아

축구 계에서는 박성화 감독이 김호철, 박기원 감독처럼 신의를 저 버린 행동으로 비난을 받았었다.

박성화 감독은 수비수 이면서도 A매치에 103경기에 출전, 뛰어난 헤더 능력으로 26골을 넣을 정도로 골 넣는 수비수로서 잘 알려졌었다.

1979년 6월16일 한, 일 전에서는 해트트릭(4대1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일 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는 차범근과 함께 박성화가 유이하다. 박 감독은 축구계에서는 김호, 김정남, 조영증, 홍명보 등과 함께 손꼽히는 수비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박감 독의 명성에 결정적인 흠집이 나 있다.

울산 출신인 박성화 감독은 2007년 자신의 고향 팀이나 마찬가지인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올림픽 축구대표 팀 핌 베어벡 감독이 사퇴를 하면서 올림픽 대표감독 자리가 공석이 됐다. 그런데 박성화 감독이 부산 아이파크 감독에 사인을 한 후 잉크도 마르지 않은 보름 만에 올림픽 대표 감독으로 떠난 것이다.

박 감독이 올림픽 대표 감독으로 옮기자 부산 아이파크 팬들이 난리가 났다. 어떻게 사람이 그럴 수(팀과 팬들을 배반)가 있느냐는 것이다.

박 감독은 천신만고 끝에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D조에서 카메룬과 1대1무승부, 2차전 이탈리아에 0대3 패, 3차전 온두라스에 1대0으로 이겼지만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이탈리아, 카메룬에 밀려 조 3위로 탈락했다.

이후 박성화 감독은 국내 축구계에서 금기의 인물이 되었다.

결국 박 감독은 해외로 떠돌기 시작했다.

2010년 중국 다롄스터 감독을 맡았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2011년 물러났고, 2012년 이후 미얀마 팀을 맡았으나 ‘어이없는 실수’로 물러나야 했다. 박 감독은 2013년 12월 미얀마에서 벌어진 제27회 동남아시아축구대회에 홈팀 미얀마 팀을 이끌고 출전했다.

◆ 박 감독, 축구역사상 가장 위대한 착각 '웃지 못할 촌극 발생'

당시 미얀마는 2승1무 승점 7점(플러스 5골)으로 조2위에 올라있었고, 인도네시아가 1승1무1패 승점 4점(골득실 마이너스 2)로 3위에 머물러 있었다.

이제 마지막 두 팀 간의 맞대결에서 비기기만 해도 토너먼트에 오르게 됐다.

그 대회는 승자 승이 보다 골득실이 우선하는 대회였다.

박성화 감독은 그 점을 착각 했다.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크게 패하지만 않으면 토너먼트에 올라간다고 보고, 주전선수들을 대거 뺐다.

결국 미안마는 인도네시아에 0대1로 패했고, 박성화 감독은 토너먼트에 오른 줄 알고 뛸 뜻이 기뻐했다. 그러나 착각이었다.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참가한 대회규칙도 몰랐던 것이다. 결국 미얀마는 박 감독의 ‘위대한 착각’ 때문에 탈락했고, 미안마의 축구팬들은 소요사태까지 일으키기도 했다. 박 감독은 당연히 미안마 감독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박 감독은 2014년 12월26일 프로축구 경남 FC 감독을 맡았지만 2부 리그에서 도 최하위 다툼을 하다가 2015년 11월 경질 됐다. 박 감독은 2018년 3월 자신의 모교인 동래고등학교 감독을 맡았다.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 2022년 도쿄올림픽 준비하는 남자배구 대표팀 씻을 수 없는 상처 남아 

결국 김호철 감독에게 돌아온 것은 자격정지 1년이라는 중징계라는 오명과 함께 남자배구 대표팀에 씻을 수 없는 상처만 남겼다.

이번 징계로 김 감독은 1년 간 협회 산하 팀에서 활동할 수 없고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직도 자연스레 반납하게 됐다.

배구협회는 체육회 재심 청구 등 상황을 지켜본 뒤 김 감독이 결과를 받아들이면 새 감독 선임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2022년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남자배구대표팀은 다음달 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담금질을 시작한다.

앞으로 제 2, 제 3의 김호철 사태가 더는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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