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폴드 가운데 주름에서 발생한 화면 파손. (출처 = 더버지)

[뉴시안=최성욱 기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출발했던 삼성전자의 갤럭시폴드의 출시가 결국 연기됐다. 사용자에게 도움되는 결정이며 잠시 체면이 구겨지기는 하겠지만 기업에도 이익이 되는 결정으로 보인다.

23일 삼성전자는 “초기 리뷰 과정에서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으나, 일부 제품 관련 이슈가 발견됐다. 이에 대한 내부 테스트 결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갤럭시 폴드 출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시 시점은 수 주 내에 다시 공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회수한 제품을 검사해보니 접히는 부분의 상·하단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에 의한 디스플레이 손상 현상이 발견됐다”고 진단한 뒤 원인을 조사해 디스플레이 손상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전격 연기를 선언함에 따라, 지역별 출시 일정이 순차적으로 짧게는 수 주에서 길게는 1~2개월가량 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폴드는 이달 26일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5월3일 유럽, 5월 중순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었다. 

갤럭시폴드는 접히는 부분이 기존 스마트폰과 달리 막혀 있지 않다. 이에 생기는 미세한 틈으로 충격이 발생해 디스플레이에 손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 리뷰의 문제인가 제품의 문제일까

리뷰용 제품을 선지급받은 미국 언론들은 사용한 지 이틀 만에 화면에 문제가 생겼다고 연이어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리뷰용으로 지급받은 갤럭시폴드가 이틀만에 화면이 망가지면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이 제품은 화면보호막이 함께 제공되는데, 삼성전자는 이것을 제거하면 안된다고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버지의 디터 본 편집장은 "갤럭시폴드를 험하게 사용하지 않았다. 화면을 열고 닫고, 전화를 받는 등 일반적으로 사용했지만 디스플레이 주름 부분에 파편이 튀어 나와 있었다"며 "비디오 촬영을 위해 뒷면에 접착 점토를 붙였는데 그 파편이 들어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조롱에 가까운 월스트리트저널의 리뷰로 큰 충격을 받은 듯 보인다. WSJ의 조안나 스턴 기자는 "2000달러나 하는 고가의 폴더블폰이 투명 플라스틱 스티커를 제거하면서 파괴된다고? "라면서 "우리는 베타테스터가 되고 싶지 않다"며 강하게 거부감을 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26일로 예정된 미국 출시 일정은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23일 홍콩과 24일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언론초청행사를 연기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출시연기는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22일 삼성전자는 전혀 문제가 아니라면서 일정대로 출시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문제를 인정하며 수습 대책을 세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무리하게 일정을 고집하기 보다 초기에 발생한 화면 불량 이슈를 빠르게 해소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 기업에게도 고객에게도 모두 이익이 될 것이 분명하기에 초기의 대응이 아쉬운 부분이다.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삼성전자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새로운 카테고리인 갤럭시 폴드의 사용방법에 대해 고객들과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이런 식의 '자존심 내세우는 화법'의 문장을 넣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정이지만, 만약 이같은 문제가 우리나라의 리뷰어를 중심으로 진행된 이벤트에서 발생했다면?

국내 언론사가 과연 이런 엄청난 문제를 보도할 수 있었을까. 우리 식으로 따지면 조·중·동의 기자가 삼성전자의 제품에 소세지를 끼워서 접는 장면을 연출하고 이를 공개했다면. 과거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사건이 오버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듯 보인다.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덮는 소리가 컸지만 해외의 반응은 달라 이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어찌됐든 2019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으로 알려진 갤럭시폴드의 출시가 연기됐다. 화면을 덮는 부드러운 플라스틱 소재도 교체되어야 할 것이고 외부의 먼지유입도 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체면 차리려고 서둘러 출시하다가는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다행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보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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