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SM타운에 설치된 5G 서비스 광고 (사진=뉴시스)
강남구 SM타운에 설치된 5G 서비스 광고 (사진=뉴시스)

[뉴시안=최성욱 기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 서비스에 대한 품질 불만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부족한 5G 기지국은 통계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2일 기준 5G 기지국은 서울·수도권 및 지방 인구 밀집지역에만 5만512개(장치수 11만751대)가 구축돼 있다. 이통 3사는 연내 기지국 장치 23만대를 구축해 인구의 93%가 밀집해 있는 85개 시의 동 단위 주요지역까지 5G 서비스 수신 가능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이는 다시 말해 지금은 최소 필요량의 20%도 미치지 못하는 기지국 숫자가 마련돼 있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가 굳이 나서서 무리하게 5G 서비스 시작을 앞당겨야만 했는지, 또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지 궁금증까지 들게 만든다.

지난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천 정부청사에서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단말·장비)가 참여하는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태스크포스팀(TF)' 회의를 열었다. 이날 정부와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는 5G 서비스 이용 관련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민관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현황 점검과 5G 서비스 조기 안정화를 위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는 단순하다. 이동통신 3사가 올해 안에 85개시의 동 단위까지 커버리지를 확충하며 지하철 내 원활한 5G 제공을 위해 5G 설비를 공동 구축키로 했다는 내용이다. 정부도 2022년까지 전국망이 구축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차질을 빚었던 일부 제조사의 기지국 장비도 양산 체제를 갖추고, 5월부터는 원활하게 공급될 예정이다. 이통 3사는 수도권 1~9호선 지하철 내에서도 5G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기 위해 관련 설비를 공동 구축·활용하기로 합의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현재까지는 기지국 장비의 양산 체제가 갖춰지지 않았고, 지하철내에서는 이통3사의 5G 서비스 설비가 원활하지 못했으며, 완벽한 5G서비스는 앞으로 3년뒤인 2022년에나 가능하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휴일 반납하고 주100시간 이상 근무 중'이라는 이통3사 협력사 직원들의 도움 요청 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있다. 5G 기지국 설치로 인한 이통사의 갑질 관련 글들이다. 하지만 협력사 직원들의 도움 요청은 민관합동 TF의 결과 달성을 위해 다시금 묵살될 수 밖에 없는듯 보인다.

공항, 대형 쇼핑몰 등 전국 120여개 빌딩 내에서 5G 인빌딩 장비를 이용한 5G망 구축 및 서비스 제공 방안을 협의하고 이르면 6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내용도 알려졌다. 건물내 5G 서비스 불통 호소는 일찍부터 예견된 사항이었다.

여기에 기지국 설치가 늦은 비수도권 지역의 경우 비싼 5G 요금제를 지불하고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어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 몫이 됐다. 현재 5G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통사와 약정을 맺어 25% 요금할인을 받더라도 기존 요금대비 15~20%의 추가 부담을 해야만 한다. 5G를 일찍 개통해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책임하게 들릴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5G 서비스 관련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현재는 LTE 신호를 이용 중인데도 인근에 5G 기지국이 있는 상태더라도 휴대폰에는 5G로 표시된다. 이같은 '사용자 기만 표시'에 대해서도 이통사는 조속히 개선해야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5G 스마트폰 가입신청서에 커버리지 등을 필수 체크항목으로 권고했다. 또 향후 이동통신사는 유통 채널을 대상으로 교육 및 관리·감독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와 이동통신사 및 제조사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 품질개선을 위해 협력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30일 다음 회의를 개최한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은 과기정통부가 5G 서비스 개통을 무리하게 서두른 탓이다.

정부와 과기정통부 차원의 대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책임을 이통사와 제조사에 떠넘긴 모양은 영 마뜩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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