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뉴시안=정윤희 기자] 캐논이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다시 초경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P'를 내놓았다.

첫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였던 EOS R은 캐논의 다음 제품이 궁금해질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 찰나였다. 차기작이 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남았고, EOS R 전용 라인인 RF 마운트 렌즈가 더 출시될 것으로 기대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의 상상을 깨고, EOS RP가 나타난 것이다. 같은 EOS R 라인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제품의 스펙상 오히려 다운그레이드된 제품이라 더 놀라웠다. 예상을 깬 캐논의 극적인 반전이었다. 이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중화를 선언하는 것과 진배없었다.

EOS RP의 'P'는 'Popular'에서 딴 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대중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가장 작고 가벼운 풀프레임 미러리스라는 수식어를 단  EOS RP는 지금껏 만나보지 못했던 카메라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번 리뷰에서는 이 작고 가벼운 EOS RP가 가지고 있는 성능과 함께, 이 카메라가 담아내는 세상이 얼마나 대중적인지 경험해보고자 한다.

캐논 EOS RP 바디와 RF 35mm f/1.8 렌즈 (사진=정윤희 기자)
초경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초경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P는 2620만 화소의 풀프레임 CMOS센서와 최신 영상 엔진을 탑재했다.

무엇보다 440g(배터리와 메모리 제외)이라는 무게와 작은 사이즈로 여느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는 확실한 차별을 이룬다. 캐논의 제품 라인업으로 따져본다면  EOS 6D MarkII와 가장 비슷하고, RF 마운트의 짧은 백 포커스를 수용하기 위한 부분만 재설계된 것으로 알려진다.

EOS R과 같은 53mm의 대구경 RF 마운트로 고화질의 결과물은 물론 12핀 접점으로 보다 빠른 데이터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렌즈 어댑터를 연결하면 EF렌즈 시리즈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또 AF 영역은 기존보다 더 넓어져 전체 프레임의 가로 88%, 세로 100%까지 자동 초점을 맞출 수 있고, AF포인드도 세밀한 부분까지 선택 가능하다. ISO는 100-40,000을 지원, 확장시 102,400까지 가능하며 어두운 렌즈를 쓰거나 어두운 상황에서도 빠르게 초점을 잡아낸다. 인물 사진 촬영시 유용한 눈 인식 (Eye Detection) AF은 서보(Servo) AF에서도 사용 가능해 사진과 동영상 촬영시 모두 효과적이다.

캐논 EOS RP의 후면 LCD(사진=정윤희 기자)
초경량답게 배터리과 그립 부분이 컴팩트한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크기와 무게면에서 EOS R보다 140g 더 가벼운 EOS RP는 육안으로만 봐도 컴팩트하게 작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상단의 정보창을 과감하게 빼버리고 모드 다이얼과 최소한의 기능 다이얼만 배치해 훨씬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동영상은 4K 촬영시 최대 24fps까지 가능하지만 CMOS 센서의 중앙부 이미지를 크롭해 저장하게 된다. 1080P에서는 듀얼 픽셀의 장점을 그대로 최대 59.94 fps까지 촬영할 수 있다.

이번 리뷰에서 EOS RP와 함께 사용한 렌즈는 가장 표준이면서도 모든 종류의 사진을 촬영하기 제격인 RF 35mm이다. EOS R과도 궁합이 좋았던 것처럼 여전히 명불허전이었다. 그러나 35mm 렌즈 외에 훨씬 크기도 크고 비교적 무게감이 있는 렌즈와 사용할 때는 상대적으로 작은 바디가 약간 단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컴팩트한 EOS RP는 피사체에 더 다가가 촬영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어올리거나 바닥에 내려야 할 때 가볍다는 것은 확실히 강점이 되었다.

또 104만 도트의 3.0인치 스위블 회전 LCD까지 활용하니 자유롭게 앵글을 만들며 찍을 수 있어 좋았고, 터치 스크린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냈다. 시야율 100%인 전자식 뷰파인더로 시원스레 보여 밝은 대낮에 유용했다.

캐논 EOS RP의 활용도 높은 180도 스위블 LCD (사진=정윤희 기자)
스위블 액정으로 다양한 앵글의 손쉬운 촬영 (사진=정윤희 기자)
연사 촬영으로 촬영한 민들레 홀씨컷 (사진=정윤희 기자)

스포츠나 역동적인 이미지에 강하다는 EOS R에 비해  연사 촬영의 경은 상대적으로 낮다.

5fps 연속 촬영 속도를 제공하며 AF 추적 기능을 쓸 경우 4fps를 지원한다. 하지만 연사 촬영을 해보니 버퍼없이 찍혀 바로 연속해서 셔터를 누를 수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이나 반려동물을 담는 등의 대중적으로 즐기는 일상의 연사 촬영에 있어서는 무리 없을 듯하다.

EOS RP는 초경량이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편리함 덕분에 작은 파우치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서 찍을 수 있었다. 보다 좋은 화질의 사진을 위해 큰 가방에 담아 어깨가 휘도록 둘러매야 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게다가 풀프레임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손목 스트랩에 매달고 가볍게 산책할 수 있다는 것은 캐논의 영특한 선택이 주는 또다른 즐거움이었다.

파우치에 쏙 들어갈만큼 컴팩트하고 가벼운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만겹홍조의 색감까지 그대로, 생생한 컬러 표현력 (사진=정윤희 기자)
근접 촬영이 잘 되는 35mm 렌즈와의 조합 (사진=정윤희 기자)
넓은 화각의 풍경 사진에도 제격 (사진=정윤희 기자)
ISO 3200의 고감도에서도 깔끔한 결과물 (사진=정윤희 기자)

봄이면 길가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꽃과 식물을 담는 용도로도 손색이 없었다.

해진 후 밤 벚꽃놀이를 즐기면서 ISO 3200의 고감도에서도 만족스런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사람의 눈과 가장 유사한 화각을 가지고 있는 35mm와의 조합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이 조합으로는 풍경사진, 인물사진, 음식사진, 제품사진 등 광범위한 촬영 상황을 소화해 충분히 효과적으로 보인다.

자고로 대중문화란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쉽고 편해서 다수의 사람들이 폭넓게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EOS RP는 모두가 편하게 들게 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대중화에 절반의 성공으로 봐도 좋겠다.

가격면이나 성능면에서 과하게 고급화 추세인 요즘, 가장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쉽게 손이 가는 제품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캐논 EOS RP는 크롭 센서가 아닌 풀프레임으로 갈아타고 싶거나 경제적인 부담을 훨씬 줄여보고 싶은 사용자들에겐 더없이 어울리는 제품이다. 또 동영상이 아닌 스틸 사진에 주력하는 사람이라면 EOS RP로도 충분하겠다.


▣ 다음은 캐논 EOS RP(RF 35mm f/1.8)로 촬영한 샘플 사진들이다.

초경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자연의 발색을 잘 담아내는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빛이 부족한 실내 사진도 흔들림없이 또렷한 결과물 (사진=정윤희 기자)
캐논 EOS RP로 촬영한 흑백톤의 결과물 (사진=정윤희 기자)
꽃사진 촬영에도 알맞은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봄 풍경의 느낌도 고스란히 담아내는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대구경의 EOS RP에서 얻을 수 있는 심도 표현력 (사진=정윤희 기자)
일상을 즐기며 찍기 좋은 초경량의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가벼운 무게만큼 촬영의 무게감도 가벼워 언제 어디서나 즐기기 적합 (사진=정윤희 기자)
초경량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캐논 EOS RP (사진=정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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