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선호앱 '지그재그' (구글 플레이 화면캡쳐)

[뉴시안=조현선 기자] e커머스 업체인 '지그재그'와 '번개장터'가 10대 순이용자수 앱 상위권을 차지했다. 요즘 10대들은 어떤 소비 생활을 하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순위다.

닐슨코리아는 최근 '2019년 1분기 전자상거래 분석 보고서'를 통해 추정 순이용자수를 기준으로 한 e커머스 업체 순위를 발표했다. 모바일 앱 기준으로 쿠팡·11번가·위메프·지마켓·티몬 등이 차례로 상위권을 형성했으며 옥션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 분류시 유독 10대에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순위가 나타나 눈길을 끈다. 30대 이상에서는 10위권 내에 포함되지 않지만 20대의 순위에서도 5위권 밖에 있는 두 업체가 각각 10대 순이용자수 상위 2위, 4위를 차지했다. 지그재그와 번개장터다.  

지그재그는 여성 쇼핑몰을 한 곳에 모아놓은 앱이다. 2015년 6월 서정훈 크로킷닷컴 대표가 만들었다. 어느샌가 우후죽순 늘어난 1인 쇼핑몰 등도 한 눈에 정리하고 곧바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해놓은 쇼핑 플랫폼이다.

현재 지그재그 입점 쇼핑몰 수는 3500여개다. 창업 3년만인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을 넘어섰다.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600만건을 돌파했다. 4월 기준 누적 등록 상품수는 650만 개에 달하고, 누적 거래액은 1조2000억원이다.

이용자들은 원하는 옷을 찾아 개별 온라인 쇼핑몰을 찾을 필요 없이 지그재그 접속만으로 원하는 옷을 찾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가장 인기 있는 쇼핑몰, 품목별 가장 인기 있는 옷을 파는 사이트 등을 쉽게 알 수 있다. 비슷한 제품을 한 데 모아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원하는 색, 디자인 등을 선택해 검색할 수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앱 '번개장터' (구글 플레이 화면 캡쳐)

4위를 차지한 번개장터는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C2C'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라고 보면 된다. 2011년 장원귀 대표가 개발한 이 앱은 지난해 사용자간 거래액이 2600억원에 달한다. 앱 다운로드 수는 약 1300만건이며 매달 160만개의 중고 물품이 등록돼 이중 사용자들 사이에서 50만개가 거래된다.

번개장터는 사용자간 중고 거래를 안전하고 편하게 할 수 있게 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중고 거래를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사기' 이다. 사람과 사람간에 진행되는 거래인 만큼 사기를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인지하고 자체 실명인증·안전송금·보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번개페이와 번개송금을 비롯해 개인간 거래 전용 보험 서비스인 '번개보험', 머신러닝 기반의 거래사기 자동 예방 시스템인 번개시큐리티를 통해 거래사기 피해를 확 줄였다.

다른 중고 거래 사이트와 다르게 내가 가진 상품을 촬영해 판매글을 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시스템도 주효했다.

업계에서는 지그재그와 번개장터가 유독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로 ▲낮은 구매력 ▲높은 트렌드 민감성 ▲편의성 ▲쇼핑 재미 등 10대들의 소비 패턴에 딱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지그재그에 등록된 수천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도 충분히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을 고를 수 있다. 용돈 사정이 절대적인 10대 고객에게는 가격 비교가 필수적이다.

번개장터에서는 중고 물건을 사고 팔기 때문에 원하는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쓰지 않은 물건을 판매한 돈으로 다시 구매가 이어진다. 맘에 들지 않는 물건을 사도 언제나 쉽게 되팔 수 있다는 점이 10대에게 통했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10대들은 언제나 주목해야 하는 집단"이라며 "모바일 1세대인 지금의 10대들의 소비성형을 짚어보는 것만으로 미래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주요 e커머스 회사들이 이를 알고 10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중이지만 기존의 사이트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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