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충전기로 폰을 활용중인 화웨이 메이트 20 프로 (이미지=화웨이)
무선 충전기로 폰을 활용중인 화웨이 메이트 20 프로 (이미지=화웨이)

[뉴시안=최성욱 기자]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구글과의 인연을 잃게 됐다. 구글은 공식적으로 "화웨이 스마트폰이 일부 구글 앱에 대한 엑서스 권한을 잃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별도로 허가를 받지 않는 한 미국내 기업과 거래할 수 없는 명단에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의 68개사를 올린데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주로 5G 네트워킹 장비만이 대상으로 알려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한 행정명령은 5G 네트워크 장비뿐 아니라 모든 화웨이의 장비가 포함되며 여기에는 현재 판매중인 스마트폰도 해당되는 것이다. 

구글은 "정부의 주문을 준수하고 의미를 검토했다"며 이례적으로 빠르게 발표했다. 행정명령은 트럼프의 발표후 미국 상무부에 의해 1일만에 발표되었고 이는 이례적으로 빠른 처리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구글이 당장 모든 화웨이 장비의 자사 서비스 접속을 차단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 화웨이 폰은 원래부터 구글을 지원하지 않았다

구글은 자사가 무상 공급중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일부 업데이트를 화웨이 폰에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며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와 G메일 등의 구글이 직접 제공하는 앱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일견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상 화웨이에는 큰 타격이 없을듯 보이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중국내 스마트폰 사용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중국은 자국내 시장을 제한적으로 연결, 사용토록 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사용되는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해외와의 연결이 자유롭지 못하다.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쓰고 있는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은 기본 데이터 접속방식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구글 및 지메일, 구글 지도 등도 막혀 있다.

이를 대신하는 중국 자체의 앱과 서비스가 나와 있고 중국인들은 이를 사용하고 있다. 바이두, 웨이보 등은 대표적인 중국의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접속하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VPN이라고 부르는 가상네트워크를 통해 우회 접속이 가능하기도 하다.

때문에 중국내에서 화웨이폰을 사용하던 사람들은 이번 조치로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을 전망이다. 

◆ 글로벌 판매되는 화웨이 폰의 구글 지원이 문제

화웨이 스마트폰은 중국 내수용과 별도로 해외판이 공급된다. 해외판은 폰 자체에 담긴 기본 프로그램이 다른데, 글로벌 롬은 구글과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 메이트와 P, 아너 등의 시리즈가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판매되는 제품 등은 이런 글로벌 롬이 장착되어 출시된다.

구글의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문제는 이들 제품이 될 것이다. 결정적으로 구글과 차단된다는 것은 유튜브 및 구글 지도와 같은 구글의 킬러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으로 이는 유럽과 아시아의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화웨이의 최고 경영자 렌 정페이는 자사가 미국에 의해 제재를 받을 것을 미리 알고 있었으며 "이미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니케이 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화웨이는 자체 앱 마켓과 주요앱을 개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으며 이는 자체적인 운영체제에도 지원될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화웨이 설립자 렌 젱페이(Ren Zhengfei)의 공식 사진과 자서전 표지 (이미지=화웨이)
화웨이 설립자 렌 젱페이(Ren Zhengfei)의 공식 사진과 자서전 표지 (이미지=화웨이)

◆ 화웨이 폰, 국내는 타격 없나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국내에도 정식으로 출시되어 있다. 화웨이 H폰, 비와이폰3 등의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다수의 태블릿 제품이 이통사와 연계하여 판매되고 있다. 

이들 폰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본격적인 제약이 발생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KT의 비와이폰3는 P20라이트를 국내용으로 출시한 제품이다. 2016년 처음 비와이폰이 출시된 후 꾸준히 매년 출시되어 현재까지 사용하는 이들이 많다. 

만약 차단 명령에 따라 구글이 모든 화웨이 장비의 차단을 진행한다면 이는 국내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향후 출시되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구글 OS를 탑재하지 않는다면 출시량 감소는 약 5천만대로 예상되며, 세계 2위의 스마트폰 판매업체 타이틀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 유럽 스마트폰 시장, 재편될까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2년전부터 포르쉐디자인과 협업하여 고급형 플래그십 폰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업체인 애플의 아이폰이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폰도 많이 판매되고 있어 세계 판매량 집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해 왔다.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도 플래그십 기종에서는 높지만 화웨이 역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카날리스(Canalys)는 2018년 유럽의 스마트폰 출하량의 32%가 중국 제조업체에서 나왔다는 통계를 내놓은바 있다. 2018년 4사분기 유럽의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가 23.6%를 차지하며 다른 중국기업보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제공되었다면 올해 초 삼성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였지만 이번 구글과의 단절은 큰 타격이 될 듯 하다.

곽동수 IT칼럼니스트는 "화웨이는 이미 5년전부터 자체 OS를 개발한다는 루머가 있었다"며 "언제고 구글과의 단절이 생길 것을 감안하여 자체 OS를 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안드로이드 앱과 호환되는 자체 OD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구글 서비스와의 단절"이라며 "주요 게임 및 플랫폼 자체가 구글과의 연동을 필수로 요구한다는 점에서 구글과의 단절은 중국외 모든 지역의 단말기 판매 중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카날리스 스마트폰 분석 자료 (출처=카날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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