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생산 판매하는 메이트 X 노트북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생산 판매하는 메이트 X 노트북 (사진=화웨이)

[뉴시안=최성욱 기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트럼프 미 행정부의 행정명령이 진행된 '美-화웨이' 거래제한이 '90일간 유예기간'을 적용받으며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미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신속하게 집행하며 지난주 화웨이와 계열 68개 회사에게 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8월 19일까지 90일간 유예를 받았다. 이는 네트워크 장비와 같은 기존 제품을 유지 관리하고 장치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허용되며 신제품 제조를 위한 부품 구매는 허락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단기적으로 임시 면허는 화웨이 휴대폰 사용자들과 지역의 브로드밴드 네트워크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밝혔지만 정작 문제가 심각한 분야는 PC 산업이라고 알려져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과 통신 장비만 판매하는 회사가 아니며 상당수의 미국산 부품을 수입하여 노트북 PC와 태블릿 컴퓨터를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구글의 앱 접근을 막은 것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의 구글 수익이 줄어드는 것이지만 당장 하드웨어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

화웨이가 제조하는 노트북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메이트북 D/E/X 시리즈를 합쳐 글로벌 12개국에 판매하고 있으며 2017년 기준 판매량은 최소 70만대에 달한다. 

화웨이 메이트 X 프로는 각종 평가에서 최우수 노트북으로 평가받은바 있고 메이트북 시리즈는 현재 판매중인 노트북 라인만 6개에 달한다. 중저가부터 최고가까지 다양한 메이트 노트북은 인텔의 7세대 및 8세대 칩셋과 브로드컴의 모뎀 등을 사용하고 있다. 비디오 카드 제조사인 엔비디아 역시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미국 회사이다. 

스피커로 장착된 하만 카돈은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미국계로 분류될 수 있고, 돌비 애트모스 인증을 받으려면 이 역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역시 인증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고, 기본 탑재되는 다양한 앱들중 상당수는 미국 기업이기에 이 역시 거쳐야 할 부분이 많다. 

한마디로, 노트북 분야에서만 따져도 美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는 가뜩이나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PC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격정적인 미 행정부와 화웨이의 충돌은 이번 유예기간을 통해 다소 조정될 수도 있는 여지를 열어두는 듯 하다. 미국 기업과 전세계의 소비자 모두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있는 더 좋은 방법이은 미중 무역분쟁을 해결하는 일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시진핑과 트럼프, 두 거인은 당장은 이 문제에 나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류 허 부총리와 함께 장시(江西)성의 '금리영자과학기술 유한책임회사'를 참관했다. 이는 분쟁이 길어질 경우 희토류 수출 금지를 단행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보인다. 동행한 류 허 부총리는 미중 협상의 책임자이기도 하다. 

 미중 무역 갈등은 이미 중국산 휴대폰, 노트북, 태블릿 등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이 금액은 약 3000억 달러에 달한다. 희토류와 약품용 원료 등은 제외한바 있고 이제 시진핑은 희토류 압박 카드를 꺼낸 듯 보인다.

파국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89일. 미국의 슈퍼파워가 강력할지 중국의 IT굴기(崛起)가 튼튼할지 현재로서는 기다리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어 보인다.

키워드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