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주요기업 스마트폰 출하량 및 점유율 (자료 : SA, 한국투자증권)

[뉴시안=이준환 기자]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이어지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중화권 상위 제조사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3위 업체로 안드로이드폰만 따진다면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대규모 업체이다. 특히 중국 본토에서 두터운 사용자층을 확보한 상태이다.

제품 라인업도 프리미엄급 메이트와 P시리즈를 시작으로 저가형 제품과 서브 브랜드 아너(honor)에 이르기까지 고루 갖춰 전세계 스마트폰 성장 침체기인 지난해에도 눈에 띄게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화웨이가 미국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출렁일 수 밖에 없다. 당장은 90일간의 유예를 통해 잠시 시간을 벌어놓은 상태이지만 8월 이후 구글의 서비스 공급이 중단되면 향후 화웨이는 수출에서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예전부터 구글의 앱 마켓을 사용할 수 없었다. 바이두나 텐센트, 위챗 등이 대신 사용되었지만 수출용 제품에서는 일반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구글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유럽 등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유튜브, 지메일 등이 필수적인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화웨이 2018년 스마트폰 출하량 지역별 분석 (자료 : SA, 한국투자증권)
화웨이 2018년 스마트폰 출하량 지역별 분석 (자료 : SA, 한국투자증권)

시장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 스마트폰의 지역별 출하량 비중은 아시아 61%, 유럽 22%, 남미 8%, 북미 0.3% 등 순으로 조사됐다. 전체 출하량에서 내수만 따지면 51%로, 수출되는 출하량의 비중이 49%에 달한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장기화로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장기화되면 하이엔드 스마트폰에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삼성전자, 로우엔드 영역에서는 삼성전자, 오포(OPPO), 비보(Vivo), 샤오미(Xiaomi) 등 상위권 업체 중심의 반사 수혜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 연구원은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삼성전자가 화웨이와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라며 "특히 플래그십 마켓인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장기화될수록 삼성전자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미국과 화웨이의 이번 논쟁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기에 쉽게 해결되리라고 전망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삼성폰의 수혜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2019. 5. 21. 주가 동향 (그래프=구글)
삼성전자 2019. 5. 21. 주가 동향 (그래프=구글)

삼성전자 수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화웨이 압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20일부터 삼성전자 주식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20일에 삼성전자 주가는 4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21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600원(3.81%) 오르며 4만3600원으로 마감하는 듯했지만 오후들어 꾸준히 반등하며 오후 1시 43분 현재 4만 37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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