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사진=화웨이 제공)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사진=화웨이 제공)

[뉴시안=박성호 기자] 미국내 기업과 거래제재 조치가 취해지고 곧 바로 90일간의 유예기간이 적용되며 트럼프 미 행정부와 화웨이간의 중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진행상황은 예상과는 예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화웨이가 이르면 올해 가을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OS)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안드로이드 OS를 사실상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체 OS 출시를 밝힌 것이다.

22일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펑황커지(鳳凰科技)에 따르면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업무 부문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웨이보(微博)를 통해 "화웨이 자체 OS를 이르면 올해 가을, 늦어도 내년 봄에는 출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위 CEO는 "자체 OS가 스마트폰은 물론 컴퓨터, 태블릿, TV, 자동차, 스마트 기기 등에서도 단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안드로이드 앱, 웹(WEB) 앱과 호환된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OS 개발사인 구글이 거래 중단을 선언하자 '플랜 B(차선책)'이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는 궁극적으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진영과 궤를 달리할 계획을 갖고 지난 2012년부터 리눅스(Linux)를 기반으로 자체 OS '훙멍(鴻蒙)'을 개발해왔고, 스마트폰 보안 등에 일부 적용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다고 알려진 홍멍(鴻蒙) 로고 (이미지=웨이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다고 알려진 홍멍(鴻蒙) 로고 (이미지=웨이보)

화웨이의 자체 OS 개발과 관련한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하지만 실제로 성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PC운영체제의 대명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다 공식적으로 단종을 선언했고, 삼성의 경우도 자체 운영체제 타이젠(Tizen)을 개발하다가 결국은 손목시계형 웨어러블 장비 전용으로 국한해서 개발했다.

새로운 플랫폼은 그에 맞는 개발 도구가 필요하고 이를 만드는 과정을 치밀하고 빈틈이 없어야 하는데 이렇게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판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미 지난 10년간 유료 앱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의 앱스토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에 비해 상당부분 앞서 있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21일(현지시간) 화웨이가 여전히 자체 OS를 운영할 준비가 덜 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화웨이 OS를 출시하기 위한 내부 프로젝트는 부침을 겪고 있고, 여전히 출시를 위한 준비가 덜 된 상태"라고 전했다. 

화웨이는 구글의 거래 중단 발표에도 당초 예정대로 이날 영국 런던에서 안드로이드 OS 기반 신형 스마트폰 '아너 프로 20'를 선보였다. 씨넷은 이를 언급하면서 화웨이가 당장 자체 OS를 출시할 계획은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가을 발표를 선언했다는 점에서 8월 19일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거래 중단 제재가 가동될 때 쯤 베타버전이 출시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곽동수 IT칼럼니스트는 "화웨이의 오랜 준비가 있었더라도 OS개발은 쉽지 않은 일이다"며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결국은 독자 OS를 내놓겠다는 움직임은 삼성전자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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