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기업 로고 (사진=뉴시스)
화웨이 기업 로고 (사진=뉴시스)

[뉴시안=최성욱 기자] 美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 제한 블랙리스트에 올리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지만 그 조치가 미국 시골의 휴대전화 서비스를 마비시키는 '부메랑 효과'를 초래할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美 NBC뉴스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를 제압하기 위해 구사하는 전략의 윤곽은 성공적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미 정부의 강경책이 미국 소도시와 시골지역의 무선통신 서비스 중단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시골 지역 휴대전화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거의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웨이 장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화웨이 장비 사용 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미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 금지 리스트에 올린 이후 미국 시골지역을 커버해온 이동통신업체들은 갑자기 위기에 처했다. 이들 업체는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장비를 교체하거나 사업을 완전히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N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도시와 시골지역의 무선통신 사업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금지 조치에 따라 이미 설치돼 있는 모든 것을 교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훈련된 전문가를 고용해 네트워크 하드웨어 설치 작업을 해야 한다. 간단한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여기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신청한 자료에 따르면 콜로라도주와 캔자스주, 네브라스카주, 와이오밍주, 사우스다코타주에 걸쳐 11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비아에로 와이어리스의 경우 화웨이 장비를 바꾸는 데 4억1000만 달러(약4877억원)가 필요하다. 이 업체의 경우 사용하는 장비의 80%가 화웨이 제품이다.

와이오밍주와 콜로라도주, 유타주, 아이다호주에 걸쳐 4만명의 고객을 갖고 있는 유니언 와이어리스는 화웨이 네트워크 장비를 교체하는 데 3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FCC에 보고했다. 이 업체가 사용하는 장비의 75%가 화웨이 제품이다.

이러한 현실적 문제를 감안해 미 상원은 지난 22일 초당적으로 7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 액수는 수많은 미국 지방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장비 교체를 지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버라이즌이나 AT&T 같은 대형 이동통신사들은 미 정부의 방침에 따라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을 수 있지만 시골지역을 커버하는 소규모 이동통신사들은 정부 방침에 부응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최악의 경우 미국 소도시와 시골 지역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8월 19일로 예정된 유예기간 동안 양국 정부가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압박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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