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동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사진=AP/뉴시스)
중국 광동성 선전시의 한 건물에서 촬영된 화웨이 로고 (사진=AP/뉴시스)

[뉴시안=최성욱 기자] 미국 정부의 거래 제재 여파로 전세계에서 '화웨이 보이콧'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과연 이 제재의 수혜를 입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화웨이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는 수혜를 입을 전망인데 구체적으로는 유럽,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지역이다. 이들 지역은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던 곳이다. 

29일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영향에 따라 중국을 제외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량이 30% 감소했다는 가정 하에 지역별 판매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기준 지역별 비중은 유럽,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순이다. 유럽이 22%로 가장 중요한 시장인 반면에 중국은 2%에 불과하다. 반면, 화웨이는 중국 시장 비중이 51%로 높고, 유럽이 21%에 달해 삼성전자와 유사하다. 

두 회사는 지난해 연간 평균판매가격(ASP)은 삼성전자가 252달러, 화웨이가 230달러로 차이가 없다. 사실상 비슷한 가격대에서 직접적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상대로 30% 감소한다면 유럽에서는 삼성전자의 수혜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출하량은 삼성전자 6450만대, 화웨이 4400만대, 애플 4460만대를 기록했다. 유럽은 3개 업체를 제외하고 출하량 가장 높은 업체가 샤오미 810만대로 점유율 4%에 불과하다. 이 지역은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iOS로 넘어가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샤오미를 택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이 삼성전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은 작년 삼성전자 4290만대, 화웨이 1850만대, 애플 81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격차가 큰 지역으로, 뚜렷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확실한 수혜가 예상된다.

중남미 지역은 지난해 삼성전자 5290만대, 화웨이 1680만대, 모토로라 1850만대, LG전자 920만대, 애플 63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LG전자 입장에서 화웨이 반사 수혜가 가능한 유일한 지역으로 판단된다.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지난해 삼성전자 5240만대, 화웨이 1570만대, 애플 3390만대, 오포 2410만대, 샤오미 150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업체별 점유율 차이가 적은 지역이기 때문에 수혜 정도가 가장 많이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화웨이의 판매량이 낮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중국은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낮은 지역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의 화웨이 규제로 아이폰에 역제재도 우려된다.

중국에서는 아이폰 불매 운동이 확대되거나 중국에서 제조된 스마트폰에 관세가 부가될 경우 미국의 아이폰 가격 상승과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이는 전세계 아이폰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고가의 스마트폰 라인업을 꾸리고 있는 애플은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감소에 따른 반사 수혜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아이폰 출하량은 1억8300만대에서 1억6300만대로 약 11% 하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중국과 미국 내 아이폰 판매량을 각각 2700만대, 4500만대로 각각 예상했었다. 미중 갈등이 지속적으로 심화된다고 가정하면 각각 1620만대, 3600만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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