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생산 판매하는 메이트 X 노트북 (사진=화웨이)
화웨이가 생산 판매하는 메이트 X 노트북 (사진=화웨이)

[뉴시안=정창규 기자] 지난 5월 마이크로소프트(MS) 온라인 스토어에서 갑자기 사라진 화웨이 노트북이 한달만에 다시 돌아왔다. 미중 통상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화웨이는 노트북을 포함한 소비자 사업 부문이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온라인 목록에는 메이트북 엑스프로(X Pro), 화웨이 매이트북 D, 화웨이 메이트북 13 53010F가 올라 있다. 하지만 최고 사양인(코어 i5, 256GB SSD) 메이트북 엑스프로(X Pro)는 재고가 없다. 같은 제품의 코어 i7 버전은 구매할 수 있다.

화웨이가 제조하는 노트북은 미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메이트북 D/E/X 시리즈를 합쳐 글로벌 12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판매량은 최소 70만대에 달한다. 

앞서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다. 미국 기업체뿐 아니라 미국 부품이나 기술을 25% 이상 사용한 미국 외 기업도 화웨이와 거래하려면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거래 기업들의 편의를 위해 90일간 유예기간을 갖게 되며 본격적인 거래 금지는 8월 19일 시행된다.

MS는 화웨이에 윈도우 업데이트와 다른 보안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화웨이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사업인 윈도우 정품 라이센스 매출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화웨이에 대한 매출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인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화웨이의 최고사양 노트북인 메이트북 엑스프로(X Pro)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칩셋과 운영체제(OS)를 공급 받아 사용한다. 또 일부 PC 제품에 탑재되는 AMD 역시 미국 기업이다. 화웨이 서브 브랜드 아너(Honor)의 PC인 매직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화웨이 메이트북 시리즈는 현재 판매중인 노트북 라인만 6개에 달한다. 중저가부터 최고가까지 다양한 메이트 노트북은 인텔의 7세대 및 8세대 칩셋과 브로드컴의 모뎀 등을 사용하고 있다. 비디오 카드 제조사인 엔비디아 역시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 본사를 둔 미국 회사이다. 

스피커로 장착된 하만 카돈은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됐지만 여전히 미국계로 분류된다. 돌비 애트모스 인증을 받으려면 이 역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MS의 운영체제 역시 인증을 받아야 사용할 수 있고, 기본 탑재되는 다양한 앱들중 상당수는 미국 기업이기에 이 역시 거쳐야 할 부분이 많다. 

즉, 노트북 분야에서만 따져도 미 정부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는 가뜩이나 시장규모가 줄어드는 PC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구글, 인텔, AMD 등은 미 정부의 제재조치로 화웨이와 거래가 중단했다가 90일간 유예기간을 갖게 되면서 슬그머니 거래 중단 계획을 일시 보류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화웨이 노트북이이 MS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를 재개한 날 미 경제매체 CNBC는 화웨이가 이르면 올 가을 자체 개발 운영체제(OS)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시사한 후 7년 전부터 독자 OS 개발을 계획해왔으며 10월 출시를 염두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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