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중인 이현중 선수 (사진=이현중 인스타그램)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스포츠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보다 은메달 리스트들의 박탈감이 더 크다고 한다.

올림픽 동메달은 3,4위전에서 이긴 전리품 이지만, 은메달 리스트들는 금메달이라는 정상 앞에서 패배 당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2세들의 도전이 거세다.

1984년 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 리스트 성정아 씨의 아들 이현중 선수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도마 은메달 리스트 여홍철 씨의 딸 여서정 선수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현중 선수는 한국 남자농구가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2m대의 슈팅 가드다.

한국 남자농구의 역대 슈팅 가드는 이충희, 김현준, 조성원 등 대부분 1m80~90cm 초반이었다. 그러나 이현중은 2m가 넘는 키로 3점 슛을 자유자재로 넣고 있다.

 

이현중 키 2m 넘는 슈팅가드

이현중 선수는 농구명문 삼일상고 2학년 이던 2017년 삼일상고를 전국대회 5광왕으로 올려 놓았다. 그 후 2018년 호주로 농구 유학을 갔다가, 미국의 데이비슨 대학에 입학했다.

데이비슨 대학은 현재 미국 최고 스타플레이어인 스테픈 커리가 졸업한 대학이다. 이제 이현중은 한국 남자농구의 슈팅 가드를 넘어 세계최고 수준인 미국 남자프로농구 NBA 최고의 슈팅가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현중의 어머니 성정아씨는 키 1m82cm의 파워포드로 1984년 LA올림픽에서는 은메달에 그쳤지만,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는 홈팀 중국(당시 중공)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신자, 박찬숙, 김화순 그리고 정은순과 함께 역대 5대 여자농구선수로 인정을 받고 있다. 파워포드로는 역대 최고 선수다.

성정아 씨는 농구인 삼일상고 이윤환(1m92cm) 감독과 결혼하여 이현중을 낳았는데, 부모가 각각 왼손ㆍ오른손잡이 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들 이현중은 양손잡이다.


여서정 ‘여 3’ 신기술 성공

경희대학교 여홍철 교수의 딸 여서정 선수는 지난 19일 제주 한라 체육관에서 열린 코리아컵 제주 국제체조대회 둘째 날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새 기술을 선보였다.

여서정은 여자 도마에서 1·2차 평균 14.817점을 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1차 시기에서 자기 이름을 딴 '여서정(도마 앞으로 짚고 공중에서 두 바퀴 비틀기)'을 수행해 15.100의 고득점을 받았다. 착지 때 선 밖으로 왼발을 디딘 것 말고는 거의 완벽했다. 이제 아버지 ‘여 1’에 ‘여 2’이어 딸이 ‘여 3’기술을 공인받게 된 것이다.

제3회 코리아컵 제주 국제체조대회 도마 여자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 '여서정(도마를 짚고 공중에서 2바퀴를 비트는 것)'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3회 코리아컵 제주 국제체조대회 도마 여자 경기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 '여서정(도마를 짚고 공중에서 2바퀴를 비트는 것)'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홍철 씨는 현역 시절 ‘여 1’ ‘여 2’ 두가지 신기술을 공인 받았었다.

체조는 가장 먼저 기술을 성공 시킨 사람의 이름을 앞에 따게 되는데, 부녀가 모두 신기술을 성공 시킨 것은 여홍철ㆍ여서정 부녀가 세계최초다.

이제 여서정은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미국의 체조여왕 시몬 바일스와 금메달을 다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흑인 선수인 시몬 바일스는 작은 키(1m42cm)에 엄청난 탄력으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4관왕을 차지했다. 당시 시몬 바일스는 단체전 개인종합 마루운동 그리고 도마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다.

시몬 바일스는 지난 2018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세계체조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운동까지 4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이단 평행봉과 평균대에서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기록했다. 세계체조선수권대회 여자부 전 종목 메달 기록은 1987년 구소련의 옐레나 슈슈노바 이후 처음이었다.

시몬 바일스가 도마 외에도 마루운동이나 평균대 이단평행봉도 잘 하지만 여서정은 오로지 도마에 치중하고 있다. 아마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이 개발할 ‘여 3’기술을 완벽하게 성공 시키면 바일스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지도 모른다.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도 성정아 씨의 경우처럼,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에 그쳤지만, 아시안게임은 1994년 히로시마,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도마 2연패를 했었다.

이현중 여서정 외에도 여자농구 여자하키 체조 등의 ‘올림픽 은메달 2세’들이 각 종목에서 칼을 갈고 있다. 올림픽 은메달은 2위를 뜻하기 때문에 도전의 여지를 남겨 놓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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