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박성호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 후폭풍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WTO에 제소하는 것을 포함하여 포괄적인 대책을 검토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기업인 간담회'에서 "보복 조치는 국제법에 위반되기에 철회돼야 한다"며 "수출 규제는 한국 경제뿐 아니라 일본에도 공히 피해가 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제재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LG 디스플레이 3개사이다. 평소보다 90일 정도 더 걸리고 서류 제출도 많은 심사절차 강화를 통해 일본산 소재의 공급을 조절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렇지만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뛰어넘어 전세계 IZT시장으로 나비효과가 번질 전망이다. 이럴 경우 일본은 국제적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며 일본 업체 역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세계 D램 시장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낸드메모리에서도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렇듯 전세계 메모리시장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여러 회사가 타격을 입게 된다.

가장 큰 순위로 타격을 입을 회사는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메모리와 디스플레이를 공급받고 있다. 9월 신제품 아이폰 11 출시를 앞두고 부품 수급에 차질이 없게 진행해야 하는 상황속에서 현 사태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데이터 센터에 탑재되는 서버에 꼭 필요한 구성물로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아마존의 AWS와 구글의 데이터센터 등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반도체 위탁생산을 하는 파운트리 분야 역시 마찬가지이다. 국내 기업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19%대로 그리 높지 않은 편이지만 삼성에 생산을 맡기고 있는 퀄컴, 엔비디아 등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게다가 WTO에 제소를 하여 본격적인 조치가 취해진다 하더라도 시간은 빠르면 1년, 최대 3년여까지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가격 상승요인도 발생한다. 2017년 반도체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이후 올해 들어서는 넉 달 만에 44.8%가 하락하기도 했다. 

공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이는 제품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특히나 애플 아이폰의 경우 미국내 생산 압박을 받으면서 가격상승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제재가 또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된다.

신형 아이폰의 가격상승 혹은 출시 지연은 현재로서는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중의 하나일 뿐이다.

내년 7월 도쿄 올림픽을 진행해야 하는 일본이 과연 이번 제재를 얼마나 끌고 갈 수 있을지,  G20 정상회담에서 자유무역을 외친 후 이렇게 전개하는 방식에 대해 다른 나라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나비효과를 감안하며 보면 파장은 예상보다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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