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엔씨 이재준 AI센터장, 넷마블 김동현 상무, 넥슨 강대현 부사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국내 게임을 대표하는 상위 3사는 미래 게임 시장의 주인공은 AI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라고 판단하고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기술에 글로벌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고 게임사도 예외가 아님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사 중 가장 오랜 기간 AI 내공을 쌓아온 곳은 엔씨소프트다.

엔씨는국내파 인재를 중심으로 게임 AI뿐 아니라 AI 근원 기술까지 아우르며 AI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AI라는 이름조차 낯설었던 시절인 2011년 2월 게임사 중 가장 먼저 AI 연구조직을 꾸렸다. 현재는 김택진 NC 대표 직속으로 편재돼 150여명의 연구인력이 몸담고 있는 조직으로 커졌다. 

8년여가 지난 현재, 엔씨는 게임 분야 AI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음성인식 AI, 비전 AI, 뉴스 요약 AI, 아트제작 AI 등의 성과를 선보인바 있는 NC는 게임 기획부터, 미술 작업, 게임 개발 완료 후 검증 단계까지 게임 개발의 모든 단계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NC는 주로 국내파 AI 인재가 주축을 이뤘다. NC AI 연구조직을 이끄는 이재준 AI 센터장과 장정선 NLP 센터장은 국내에서 학력과 경력을 쌓았다. NC는 또 국내 AI 분야 대학원 연구실 13곳과 연구협력을 맺고 산학협력을 하고 있다. 

넷마블은 글로벌 인재와 손을 잡으며 게임 AI에 집중해 기술력 확보에 한창이다.

넷마블은 올해를 A원년으로 정하고 지능형 게임 기반의 기술 기업으로 변신하는 '넷마블 3.0' 시대를 맞이한다는 구상이다. 이미 지난해 3월 AI 사업 강화를 위한 전담 조직 '나크(NARC:Netmarble AI Revolution Center)'를 설립했고 구글, AWS와 협력해 AI 기술 구현 및 확대 도입에 필요한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두개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게임 AI'에 집중하고 있는데, 첫번째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AI가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게임 운영에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로 콜럼버스는 올 하반기 출시 게임에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두번째 '마젤란 프로젝트'는 게임 이용 측면에서 AI를 기반으로 게임자의 수준과 패턴을 분석해 가장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기술이다. 넷마블은 또 현재까지 AI 기술 부문에서 약 65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중 15건은 등록을 완료하는 성과를 이뤘다. 

넥슨은 10년여간 쌓은 게임 빅데이터가 AI 기술 개발의 핵심이라고 보고 데이터 정교화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해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해 온 넥슨은 게임 이용자들이 더욱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AI 솔루션 중 효과적인 부분을 게임과 게임서비스에 알맞게 개발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당장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AI 기술을 탐색하고자 넥슨은 현재까지 약 160명의 인력을 확보했고, 올해도 지속적으로 채용을 늘려 300여명 규모의 조직으로 키울 예정이다. 넥슨은 인력 규모뿐 아니라 10년여간 쌓아온 게임 관련 빅데이터가 어느 게임사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인텔리전스랩스는 데이터 분석 기반의 어뷰징 탐지 시스템 'LBD'(Live Bot Detection)를 이용해, 넥슨이 10년 넘게 서비스하고 있는 수십 개의 게임에 쌓인 게임 행위 데이터를 기반으로 행동 패턴 학습기반 문제를 탐지하고, 유저의 속임수를 식별하는 등 비정상적인 이용을 선별해내고 있다. 

구글과 한국과학기술원, AI인재양성을 위한 파트너십 혁약 체결 (사진=뉴시스)

이렇듯 국내 게임사가 AI개발에 3사 3색의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구글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지난 19일 대전 본원에서 인공지능(AI) 인재 양성을 위한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카이스트와 구글은 지난해부터 아시아 최초로 AI 집중 연구 어워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의 협력을 유지해왔는데 이를 통해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 체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기 위해 이번 협약식을 가졌다. 

카이스트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세계적 수준 교수진 지원 프로그램 'AI 집중 연구 어워즈' ▲박사 학위(PhD) 펠로우십 ▲외국학회 참여 지원 ▲학생 해외학회 참여 지원 ▲교육과정 개발 및 지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교육 지원 ▲구글 인턴십 등을 강화 및 신규 운영할 예정이다.

2년간 유지되는 파트너십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클라우드 플랫폼이다. 구글은 일반 기업용 클라우드는 물론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스타디아를 올 하반기 공개한다. 

존 리 구글 코리아 사장은 "카이스트의 뛰어난 AI 연구 프로그램에 힘을 보태고 한국 AI 인재 양성을 도와 AI 분야의 지속적인 혁신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는데, 이 혁신적인 연구에는 게임이 빠질 수 없다. 국내 업체가 인력약성과 지원을 게을리 한다면 양성된 인력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너무나도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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