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존 네이퍼(John Neuffer)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유명희 본부장은 이번 면담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미국 산업 및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미 업계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존 네이퍼(John Neuffer)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 유명희 본부장은 이번 면담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미국 산업 및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설명하고 이에 대해 미 업계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뉴시안=이석구 기자] “한국산 반도체 생산이 몇주만 지연돼도 미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갈등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미국 산업계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인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로 인해 반도체 공급 체인에 이상이 생길 경우, 막대한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에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고 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타 서버, 인터넷 연결 장비 등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아마존과 MS도 한국산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는 미 반도체산업협회(SIA),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컴퓨팅기술산업협회(CompTIA), 소비자기술협회(CTA), 정보기술산업협회(ITI), 전미제조업자협회(NAM) 등 미국의 6개 단체들이 한일 양국에 분쟁을 멈출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에게 서한을 보내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한것도 언급했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혁신과 성장을 위한 원재료의 원천인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한국과 일본 정부가 공급망 붕괴와 출하 지연을 막기 위해 즉시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의 IT 기업들은 이미 화웨이 사태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거래를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샤운 로체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IT산업에 경제논리가 아니라 정치논리를 적용하면 IT생태계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며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사태는 반도체 공급체인을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고 간접적으로 일본에 경고 했다.

이어 “기술 공급망의 정치화는 엄청난 위협”이라면서 “5년 전만 해도 반도체 산업에 정치논리를 들이대는 경우는 없었다”고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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