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방부 청사 펜타곤의 모습 (사진=AP/뉴시스)
미국방부 청사 펜타곤의 모습 (사진=AP/뉴시스)

[뉴시안=박성호 기자] 미국 국방부가 100억달러(11조9000억원)에 달하는 클라우딩 컴퓨터 시스템 도입 사업자 선정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27대 신임 국방장관으로 취임한 마크 에스퍼(Mark Thomas Esper) 장관이 관련 사업을 제대로 검토할 때까지 사업자 선정을 연기한다고 보도했다. 

클라우딩 컴퓨터 시스템 도입 사업은 미국 국방부의 대규모 사업이기도 하지만 전세계에 클라우드관련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미국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 

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연방 정보기술 계약 중 하나인 이 사업은 애초 오라클과 IBM이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4월 펜타곤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라고 결정했다.

문제는 아마존과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라는데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아마존을 자주 공격해 왔다.

이번 발표는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사업의 유력 후보였던 아마존에 대해 경쟁사들이 로비 의혹 등 불만을 제기하자 "입찰과정을 매우 진지하게 드려다보겠다"고 밝힌 지 2주만에 나온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미국이 군사 분야에서 최신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하는 데 이미 다른 나라들에 뒤쳐져 있다면서 더 이상 계약을 미루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내 1위 클라우딩 기업이라는 점과 수년간 미 중앙정보국(CIA)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제다이(JEDI)로 불리는 미 국방 인프라 구축 사업 계획까지 마련해뒀다. 

얼리사 스미스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에스퍼 장관은 우리 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을 포함한 최고의 능력을 갖추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혈세를 낭비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에스퍼 장관이 이 사업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며 "검토가 끝날 때까지 이 사업에 대한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BM과 오라클 등은 대형 국책사업을 컨소시엄이 아닌 단일 사업자에게 제공하는 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사실상 아마존을 위한 입찰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소송전도 진행됐으나 미 연방법원은 지난달 "입찰 진행과정은 적법했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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