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의 7월 31일(현지시간)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모습 (사진=AP/뉴시스)
LA 다저스 선발 투수 류현진의 7월 31일(현지시간)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모습 (사진=AP/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지난 3일 류현진이 목통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이번 시즌 류현진의 부상자 명단 등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4월10일 왼쪽 사타구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류현진은 이번에는 목 부상으로 마운드에 오를 수 없게 됐다. 류현진은 오는 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선발 등판을 거르게 됐다.

류현진이 목 부상으로 10일자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은 우연하게도 방어율이 1.66에서 1.53으로 좋아진 직후였다.

방어율 관리에 들어간 듯하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은 겨우 10승(9패)에 그친 뉴욕 메즈의 제이콥 디그롬 투수였는데, 방어율이 1.70이었다. 낮은 방어율 때문에 겨우 10승에 머물렀는데도 20승 가까운 투수들을 제압한 것이다. 당시 사이영상 투표 2위는 사이영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현역 최고 투수 워싱턴 내셔널스의 맥스 슈어져(18승7패, 방어율 3.22 220과3분의2이닝 소화, 탈삼진 300개) 3위는 필라델피아 필리즈 에이스 애런 놀라(17승6패, 방어율 2.37, 탈삼진 224개)

류현진은 지난 7월15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8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했다. 당시 실점 과정에 실책이 끼었으나 2실점 모두 류현진의 자책점으로 기록됐기에 다저스는 경기가 끝난 후 이의를 제기했다.  당시 실점 상황을 보면, 보스턴과의 원정경기 1회 1사 주자 1루에서 류현진은 잰더 보가츠 를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보가츠의 타구를 잡은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가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와 호흡이 맞지 않아 2루로 송구하지 못했다.

류현진 방어율 1점대 만 유지하면 사이영상 유력

테일러는 2루가 아닌 1루로 송구했다. 1루로 뛰던 보가츠는 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번복됐고, 보가츠의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1사 주자 1, 2루에서 류현진은 J D 마르티네스 선수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에게 내야안타를 내줬다.

이제 2사 만루.

류현진은 앤드루 베닌텐디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테일러의 1루 송구가 원 바운드되면서 1루수 데이비드 프리즈가 놓쳤고 그사이 3루와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류현진이 2실점을 당한 장면이다. 당시 기록원은 베닌텐디의 타구를 내야안타, 테일러의 송구를 실책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기록을 정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다저스는 내야진의 실책이 실점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다저스의 주장을 받아들여 1사 주자 1루에서 나온 보가츠의 내야안타를 테일러의 실책으로 수정했다.

메이저리그는 테일러의 첫 번째 실책이 아니었다면 실점 위기로 몰리지 않았을 것이고, 주자 만루에서도 테일러의 또 다른 실책이 없었다면 실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이날 류현진의 자책점은 2점에서 0점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류현진의 방어율이 1.66에서 1.53으로 낮아졌다.

그리고 류현진이 목 부상을 이유로 10일자 부상자 명단에 오름으로서 껄끄러운 상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원래 8월6일 등판 예정이었다)를 만나지 않게 된 것이다.

지난해 9월 골드슈미트에게 투런 홈런 허용하는 류현진 (사진=AP/뉴시스)
지난해 9월 골드슈미트에게 투런 홈런 허용하는 류현진 (사진=AP/뉴시스)

천적, 폴 골드 슈미트 피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강팀 시카고 컵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더구나 롤런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즈), 헌터 펜스(텍사스 레인저스)와 함께 류현진의 ‘3대 천적’인 폴 골드슈미트가 중심타선에 있다. 폴 골드슈미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류현진에게 매우 강했다.

류현진에게 4할2푼3리의 타율에 홈런도 3개나 빼앗았다. 그밖에 외야수 호세 마르티네즈, 2루수 콜튼 웡 등의 강타자들이 즐비하다.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팀에서 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치고 메이저리그로 올 때 다른 것은 몰라도 방어율만큼은 2점대를 유지하려는 목표를 세웠었다.

현재로서는 매 경기 평균 7이닝을 던지는 동안 1점 또는 2점 정도를 주거나, 실점을 하더라도 에러가 곁들이기 때문에 2점대는 물론 1점대 방어율 까지도 가능하다.

8월5일 현재 방어율은 1.53으로 2위권 선수들이 대부분 2점대 초, 중반 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이 앞으로 방어율 관리만 잘 해도 사이영 상에 가깝게 다가 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5일 류현진을 "선발 한 경기만 건너 뛸 것이다. 12일(월요일 새벽 5시10분) 애리조나 마지막 홈경기, 아니면 14일 마이애미 3연전의 첫 경기(14일 수요일 아침 8시10분) 원정경기에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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