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지난 7월 베트남에서 한국계 금융 기관 최초로 AI 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한다. (제공=우리은행)
우리금융그룹이 지난 7월 베트남에서 한국계 금융 기관 최초로 AI 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한다. (제공=우리은행)

[뉴시안=조현선 기자] “금융에 인공지능(AI) 달아라”

최근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향후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시장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판단함에 따라 관련 사업에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기술인 AI를 이용해 기존 금융 산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지난 6월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AI·딥러닝 등 기술과 함께 유통·통신 관련 정보, 디지털 행동패턴 등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생산적·포용적 금융'이 실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던 초기에는 고객의 자산관리(WM) 위주로 제공됐다. 다만 인터넷 전문은행이 등장하면서 24시간 언제든 은행 업무를 스마트폰을 통해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고객과 메신저를 통해 채팅을 진행하듯 질문을 주고받는 인공지능 로봇인 ‘챗봇’의 도입은 보편화 된 지 오래다. 앱을 통해 음성 명령만으로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 하반기 중 AI 등 신기술 활용 인증방식 관련 가이드라인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 감독방안을 수립한다. 최근 AI 음성인식 스피커 등을 활용한 금융거래 조회 및 결제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인증·보안 등 기준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관계기관의 합동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인증·보안 자율기준을 마련함으로써 고객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이에 은행권은 고객 개인에게 맞는 금융상품 포트폴리오 제시 등 단순 금융 서비스 제공에서 벗어나 AI 인재 개발, 디지털 금융 사기 피해 방지 등에 힘쓰고 있다.

KB국민은행, AI 인재 개발 행사 지원…정부와 협업으로 소상공인 지원 방안 지속 개발

우선 KB국민은행은 AI 우수 인재들에게 금융 분야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인공지능 경진대회 ‘Future Finance A.I. Challenge’를 개최한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규 금융서비스 모델을 발굴하고, 미래 금융을 선도할 수 있는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계획됐다. 

이번 행사는 대학(원)생 및 취업준비생 등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서비스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최대 3명까지 팀을 구성해 참가할 수 있으며 본선은 오는 9월 3일 열리는 ‘2019 국제 컨퍼런스’ 2부 행사로 진행된다. 

KB국민은행이 진행하는 인공지능 경진대회 ‘Future Finance A.I. Challenge’ (제공=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진행하는 인공지능 경진대회 ‘Future Finance A.I. Challenge’ (제공=KB국민은행)

대회 대상팀에게는 금융감독원장상이 수여되며, 수상자 전원에게 총 1600만원의 상금과 KB국민은행 공채 지원 시 서류·필기전형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더불어 아이디어 및 서비스 구현을 위해 ‘AWS Activate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총 8000달러 상당의 ‘AWS Credit’도 제공된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정부와 협업을 통한 소상공인 지원에도 나선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에 정책자금을 추천해주는 모바일 정책자금 플랫폼 'KB 브릿지(bridge)'를 선보였다. 

KB 브릿지는 AI·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자영업자별 특성에 맞는 정책자금을 추천해주는 앱이다. 자영업자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을 제공하고 정책자금과 창업, 상권분석과 관련된 상담이 필요할 경우 전국 'KB소호컨설팅센터' 12곳에서 원스톱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지원한다.

KB국민은행은 이밖에도 AI·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정책자금 추천결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경영지원솔루션을 제공하는 비금융서비스 플랫폼으로 확대 개발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 보이스피싱 실시간 차단 앱 출시…7만4000여건 통화 분석

IBK기업은행은 8일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금융사기 전화(보이스피싱)를 실시간으로 차단해 주는 앱인 ‘IBK피싱스톱’ 정식 서비스 제공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 한국정보화진흥원과 함께 개발한 이 서비스는 통화 도중 보이스피싱 사기 확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경고 음성과 진동으로 알려준다.

3월부터 진행된 시범 운영 결과 총 7만4000여건의 통화를 분석해 총 339건의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를 탐지해 약 30억8000만원의 피해를 예방했다. 기업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구글의 플레이스토어에서 IBK피싱스톱을 다운로드 받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의 금융사기 전화를 실시간으로 차단해주는 ‘IBK피싱스톱’ 앱 (제공=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금융사기 전화를 실시간으로 차단해주는 ‘IBK피싱스톱’ 앱 (제공=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은 지난 6월 챗봇 ‘아이원봇’의 개편을 통해 제공 가능한 서비스를 확대한 바 있다.

은행 업무를 위한 상담은 물론 채팅창 안에서 예금해지, 자동이체 등록, 카드 이용한도 조회, 카드 재발급, 대출이자 납입, 환율조회 등 주요 금융거래를 즉시 처리할 수 있다. 음성인식 기능을 더해 편의성도 높였다.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질문한 내용과 연관된 키워드를 추천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원하는 메뉴로 바로 이동시켜주는 금융도우미 역할도 한다. 

우리은행, 국내 IT기업 협업 통해 인공지능 기술 연구 박차…베트남서 국내 최초 인공지능 모형 도입 성과

국내 은행의 기술력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한국계 금융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뱅킹 신용대출과 신용카드 발급 등 디지털 플랫폼과 연계한 다양한 리테일 영업에 활용할 수 있다. 향후 비대면 중금리 대출은 물론 휴대폰 유통사와 자동차 판매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 신용평가 모형을 할부 금융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향후 베트남의 인공지능 신용평가 모형을 향후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로 확대해 리테일 대출영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오른쪽)과 신중호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CIC 대표 겸 라인 공동대표가 '우리은행-라인 AI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오른쪽)과 신중호 네이버 서치앤클로바 CIC 대표 겸 라인 공동대표가 '우리은행-라인 AI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이밖에도 우리은행은 앞서 네이버 라인과의 인공지능(AI)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양사는 인공지능 전문가로 구성된 'AI 공동 랩(Lab)'을 신설하고, 네이버와 라인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클로바(Clova)'를 활용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중에 있다. 

전자기술(IT)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연구와 검증부터 신규 사업 발굴을 진행하면서 은행 업무에도 획기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설명이다.

KEB하나은행, 자체개발 챗봇 ‘하이(HAI)’ 성과 우수 평가

KEB하나은행은 자체개발 인공지능 챗봇 ‘하이(HAI)’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접목해 금융서비스의 영역을 혁신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글로벌 금융전문 매체 아시안뱅커지(誌)가 개최한 2019 인터내셔널 리테일 파이낸스어워드에서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Best Automated Chatbot Initiative)’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EB하나은행의 자체 개발 인공지능 챗봇 ‘하이(HAI)’ (제공=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의 자체 개발 인공지능 챗봇 ‘하이(HAI)’ (제공=KEB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이 서비스중인 ‘하이뱅킹 2.0(HAI Banking 2.0)’는 국내 최초의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금융서비스이다. 손님이 인공지능 금융비서인 하이(HAI)와 실시간 음성 및 문자 대화를 통해 송금, 조회, 세금납부, 상품가입, 환전, 해외송금 등 25개의 은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챗봇은 한정된 명령어를 습득해 기존에 제공해 오던 단순 조회 서비스를 넘어 3D 금융비서가 손님과의 일대일(1:1)대화를 통해 손님의 의도를 파악해 실제 상품가입까지 도와주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향후 KEB하나은행은 하이뱅킹을 SNS 등 다양한 채널에서의 간편 접속이 가능하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별 특화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시킬 예정이다.

또 금융권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도입하기도 했다.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행복동행금융창구’를 전국 점포에 설치하는 등 소비자 보호 정책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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