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화면 (이미지 캡쳐=최성욱 기자)

[뉴시안=최성욱 기자] 위성과 연결하여 현재 위치를 알려주며 길 안내를 해 주는 내비게이션이 우리 곁에 등장한지도 벌써 30여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과속단속 카메라 위치를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시작했지만 2019년 현재 내비게이션은 스마트폰의 필수앱으로 운전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평소 거주하던 지역을 떠나 다른 지방으로 다녀온 분이라면 이전보다 발전한 내비덕을 봤을 수도 있다. 가까운 주유소나 휴게소를 찾아주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반영하여 빠른 길을 소개해 주는 최신형 내비게이션은 그야말로 첨단 기술의 진수이다.

그렇지만,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크기도 하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길은 차이가 있다. 특정 지역에 오래 살면서 익힌, 덜 막히는 구도로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스피드'가 중요하기에 새로 뚫린 유료도로를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문제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이다보니 이런 맞춤형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다는데 있다.

아마 상당수의 운전자들은 내비가 안내하는 길 대신 자신이 아는 길로 접어들면 고집부리듯, 유턴하거나 회전하여 원래 경로로 찾아가면 어떻겠느냐는 내비와의 한판 싸움을 벌여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현재의 앱으로는 열번이면 열번 모두 똑같은 결과를 보여줄 것이다. 기계는 지치지 않으니까.

10여년전 미국의 내비게이션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우리네 지도에 비해 촌스럽고 각종 부대정보는 적었지만 길안내를 받으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도로나 회피하고 싶은 지역을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고속도로인지 국도인지를 지정하는 정도가 고작인데 놀랍다 싶었다. 

미국 몇몇 도시에서는 잘 알려진 폭력파의 거리나 마약 거래가 이루어지는 지역이 있는데 이런 지역으로 안내를 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내비 회사들에게도 일정부분 책임을 지울 수 있기에 도입된 기능이라고 한다.

여러 곳으로 도로가 잘 연결되어 있는 지역에서 출발하는 경우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도 제각각일 수 있다. 이럴때 내가 선호하는 길을 일일이 입력하지 않더라도 며칠 켜고 다니다보면 알아서 '오늘도 이 경로로 이동하시겠습니까?'라고 안내하는 내비는 언제쯤 나올까.

연로하신 부모님이 운전하시는 경우 자식이 미리 '아버지 내비에 길 입력해 두었어요 이 길 따라 오시면 되요'라고 어르신들 운전하기 편한 - 차도 적고 운전도 편한 길을 미리 입력하는 기능은 언제 제공될까.

인공지능과 연결하여 매일 아침 출근길 막힐 때면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기분 좋아지는 음악을 틀어주는 기능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사업화 하면 성공한다고들 말하지만 살펴보면 여전히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앱에도 발전할 부분은 무궁무진하다. 부디 이런 디테일에 신경써 주는 회사들이 늘어나길 기대해 본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화면 (이미지 캡쳐=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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