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고경영자 런정페이 (사진=AP/뉴시스)

[뉴시안=이준환 기자]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최고경영자(CEO)는 화웨이가 '생사기로'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경고했다.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을 돕고 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안전보장상 우려를 이유로 수출규제 명단(EL)에 포함돼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배제되고 있다.

런정페이 CEO는 20일 종업원 전체에 보내는 사내 메모를 통해 화웨이가 지금 "죽느냐 사느냐의 순간에 처해 있다"며 위기를 극복하도록 모두 '임전태세'의 자세로 분발하라고 촉구했다.

"임무를 완수할 수 없다면 자리를 내놓고 주력 탱크가 달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라. 전쟁터로 달려갈 의지가 있으면 탱크에 몸을 묶고 전선으로 돌격하라. 사원 하나하나가 나름의 각오를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재능을 활용하지 못하는 잉여 종업원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 주기 위해 '결사대'를 편성해야 한다면서 이런 노력이 실패로 끝나면 수시로 임금이 줄어들고 결국에는 직장을 잃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정페이 CEO는 "일거리가 없는 종업원은 자신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결사대'에서 성공할 경우 회사의 '사령탑'으로 승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제대로 된 역할을 찾지 못한 종업원은 임금을 3개월마다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상반기 화웨이 실적이 호조를 보였지만 이는 중국 고객이 동정하는 마음에서 지급기일을 지켰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대형 거래를 통한 양호한 자본흐름도 현실을 반영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올해는 생산기재 등에 전략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생산 지속을 위한 문제점 해결이 시급하다고 런정페이는 덧붙였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8월 19일로 끝난 수출규제 유예기간을 90일더 연장한바 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지난 19일 성명에서 임시거래 면허가 90일 연장돼 11월 18일까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집요한 국가안보·외교정책 상의 위협을 감안해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화웨이 장비로부터 (다른 회사 장비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화웨이는 유예기간 연장에 대해 "화웨이가 불공정하게 대우받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탐탁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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