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리스(MWC)의 화웨이 전시실 모습 (사진=AP/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국가안보에 심대한 위협을 가했다고 미국과의 거래제재 조치를 겪고 있는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의  정부 제재를 받을만한 위반 사례들이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1일(현지시간) 캐나다 법원에 제출된 문건들을 통해 화웨이가 이란과 시리아, 수단 등과 거래하며 미국 정부의 제재를 위반한 사례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에는 미국의 시티그룹와 BNP 파리바 은행이 이란과의 거래와 관련해 화웨이와 접촉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20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공개된 수백쪽 분량의 문건들은 작년 12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미국의 주장을 입중하는 새로운 사실들을 담고 있다.

미국은 멍완저우와 화웨이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반하고 금융사기를 저질렀다며 뉴욕 법원에 기소했는데 화웨이와 멍완저우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멍완저우측 변호인은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협상카드로 이용하기 위해 멍완저우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과 거래한 홍콩 기업 스카이콤이 화웨이의 통제를 받는 자회사라는 미국의 분석도 새로 드러난 논쟁거리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07년 화웨이로부터 스카이콤을 인수한 카니쿨라 홀딩스가 화웨이의 비공식적 자회사라고 주장한다. 카니쿨라 홀딩스는 모리셔스에 등록된 회사로 시리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데 1530만 달러(약 184억원)의 인수자금도 화웨이가 빌려준 것이라고 문건들은 적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4개 은행들이 이란과 거래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속아 화웨이의 이란 거래에 개입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4개 은행 중 시티그룹과 BNP 파리바가 화웨이의 이란과의 거래에 이용됐다는 사실이 이번 공개된 문건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번 WSJ의 보도와 관련하여 화웨이는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논평 요구를 거부했고 시티그룹과 BNP 파리바 역시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는 8월 19일로 끝난 수출규제 유예기간을 90일더 연장하여 11월 18일까지 유예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집요한 국가안보·외교정책 상의 위협을 감안해 미국 전역의 소비자들이 화웨이 장비로부터 (다른 회사 장비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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