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깜짝 인하’를 단행한 상황에서 두달 연속으로 금리를 내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0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대내외 경제 연건과 금리인하 효과에 따라 경기부양 효과 등을 지켜보면서 4분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0%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에도 부합한 결과다.

앞서 한은이 대외 시장의 상황 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린 측면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인하 카드'를 아껴두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한 번 더 내릴 경우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연 1.25%로 되돌아가 한은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최근 부동산 시장과 함게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된 점도 금리 동결에 유효했다고 분석했다.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도 이번 금리동결의 배경으로 꼽힌다.

금리 인하가 다시 단행될 경우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외국인 자금 이탈을 키울 수 있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 속도의 변화도 지켜봐야 할 변수다. 

그러나 이번 금리동결은 숨고르기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 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악재에 따라 추가 경기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금융 시장의 불안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통화정책 여력이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향후 추가로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는 점을 내비친 셈이다.

다만 실효하한 수준 밑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신중히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효하한 금리 수준에 대해선 "실효하한은 통화정책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점으로 볼지, 기축통화국이 아닌 국가에서 자본유출을 촉발하는 지점으로 볼지 등 기준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추정 방법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하강하는 경제 상황을 감안해 다음 회의가 개최되는 10월 이후 금통위 회의를 통해 한 번 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늦어도 11월 회의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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