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통한다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조현선 기자] 지난 2018년,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전이 열리던 날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파견된 북한 응원단이 참석해 남한 선수들을 응원했다. 이들은 북한 선수를 응원할 때는 인공기를 들고, 남한 선수들을 응원할 때에는 한반도기를 들었다.

남한에서 올린 동계 올림픽에서 선수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함께 입장했고,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뜨거운 땀을 흘리며 재회를 기약하는 눈물을 흘렸다.

같은 해 4월, 남북 정상은 봄과 함께 판문점에서 만났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넘나들었다. 평창에서 움튼 평화의 씨앗은 봄과 함께 정상회담이라는 봄꽃으로 자라나 ‘판문점 선언’을 낳았다. 

스포츠는 국제사회에서 정치로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을 풀어내는 열쇠가 되어오곤 했다. 경직된 남북 관계에서도 긴장의 매듭을 풀어내는 데 스포츠가 일조했던 경험이 적지 않다.  남북한의 스포츠 교류는 항상 정치와 이념보다 앞서서 두 나라의 만남을 이끌어 왔다. 

북한의 정치와 경제에 관해서는 많은 문헌과 자료가 있다. 그러나 스포츠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책 하나 없다. '북한 스포츠는 체제 선전의 수단'이라는 피상적 이해에 머무는 실정이다. '국제경기에서 북한의 참패시 아오지 탄광에 간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이유다.

저자는 북한의 스포츠를 이해해야 남북 평화의 촉진제인 스포츠 교류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집필했다. 책을 통해 엘리트 체육 뿐만 아니라 북한 인민들의 생활체육, 북한의 스포트제도 등 북한 스포츠에 대한 전반적 정보를 바르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앞두고 하계 올림픽 사상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출전할 예정이다. 2018년부터 이어진 논의 끝에 양국간 실무 회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광복절 기념사를 통해 “2023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나라(One Korea)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나고 자란 나라는 달라도, 종교나 이념이 달라도 스포츠는 통한다. 언젠가 다시 봄이 올 판문점으로, 평양으로. 저자의 뜻대로 스포츠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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