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치뤄진 월드컵 2차예선 첫경기 투르크메니스탄전 에서 자신의 A대표팀 데뷔골을 터트리고 환호하는 나상호.(사진=대한 축구협회)
11일 치뤄진 월드컵 2차예선 첫경기 투르크메니스탄전 에서 자신의 A대표팀 데뷔골을 터트리고 환호하는 나상호.(사진=대한 축구협회)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 팀이 지난 10일 밤 11시(한국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의 코페트다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1차전서 2-0 승리를 거뒀다.

스코어 면에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10번 연속 월드컵 본선을 노리는 팀으로서는 경기 내용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

벤투호의 플랜 A는 빌드 업을 통해서 주도권을 잡고 득점 기회를 만드는 건데, 좀처럼 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빌드업의 완성은 골이다.

그것도 아시아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황의조(또는 손흥민)의 골이다.

전반 8분 손흥민이 중앙에서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끈 뒤 측면에 있는 이용에게 공을 내줬다. 곧바로 이용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에 있는 황의조에게 노마크 헤딩 기회를 제공했지만 골문을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평소의 황의조라면 8할은 골이었다.

황의조는 2분 뒤 또 한 번 노마크 기회를 놓쳤다. 상대 왼쪽 측면에서 이재성이 절묘한 스루패스를 전달했고, 황의조가 공간 침투를 통해 상대 수비수의 견제에서 벗어나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맞이했지만 아쉽게 슈팅이 정면으로 향하며 막히고 말았다. 황의조의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골로 만들 수 있었다.

황의조는 불과 5일전인 지난 9월5일, 조지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전에만 2골을 몰아넣으며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었는데, 그날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김신욱 투입시기 늦었다

그렇다면 전방에서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롱패스나 좌우 긴 크로스로 김신욱의 머리를 노리는 플랜 B를 빨리 작동시켰어야 하는데, 경기종료를 10분가랑 남겨 놓은 후반 36분(황의조를 빼고)에야 김신욱을 투입했다.

김신욱은 투입되자마자 위력적인 플레이를 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 머리로 여유 있게 볼을 따내고, 골키퍼를 골대 안으로 밀어 넣을 정도의 위력적인 슈팅도 날렸다.

김신욱이 투입되면 플레이가 단조로워진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김신욱은 요즘 발로도 많은 골을 넣는 ‘수륙양용’차가 되었다. 중국에서 7경기 8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머리 뿐 만 아니라 발의 위력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황의조와 함께 투톱으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이번에도 빈손이었다. 국가대표 13경기 1골, 세계적인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그로서는 초라한 성적표였다.

손흥민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발휘할 수 있는 오른쪽 윙으로 배치를 하고, 수비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더 나은 ‘손흥민 활용법’이 아닐까?

H조에서는 스리랑카에게 원정경기에서 1대0으로 이긴 북한이 2승으로 1위, 투르크메니스탄에 2대0으로 이겨서 1승을 올린 한국이 2위 그리고 투르크메니스탄이 1승1패, 레바논 1패 스리랑카가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벤투 호의 10월 경기일정

투르크메니스탄과 1차전을 치른 벤투 호는 10월10일 밤 8시 약체 스리랑카를 홈으로 불러들여 2차전을 벌인다.

벤투호는 스리링카와의 경기 이후 5일(10월15일) 북한 원정길에 오른다. 별다른 변화가 없는 한 김일성 경기장에서 북한 팀과 3차전을 갖는다.

북한은 지난 5일 김일성 경기장에서 벌어진 레바논과의 1차전에서 2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 경기에서 최근 이탈리아 세리에 A 리그 B팀에 입단한 한광성과 정일관 선수가 투톱을 이뤄 레바논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정일관은 전반 7분과 후반 11분 잇따라 골을 넣으면 2골을 모두 집어넣었고, 한광성은 레바논의 집중마크를 당해 골을 넣지는 못했다.

북한은 한국과의 홈경기에서도 정일관, 한광성 투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 김민재 등 수비수들이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심판의 편파판정인데, 북한에서 경기를 갖는 외국(북한으로 볼 때) 팀들은 항상 심판판정에 불만을 갖는 경우가 많았었다.

벤투호는 11월14일에는 레바논을 원정에서, 2020년 3월에는 투르크메니스탄과 스리랑카를 각각 홈과 원정에서 만난다. 그 후 6월에는 북한과 레바논을 홈으로 불러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벤투호는 마지막 7,8차전을 홈에서 갖기 때문에 경기일정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한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은 32개 팀을 4개팀씩 모두 8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며 각 조 1위는 최종예선 직행한다.

각조 2위는 성적이 우수한 상위 4개 팀이 최종예선 티켓을 따내게 된다.

한국축구와 월드컵

한국축구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본선에 올랐었다.

당시 한국은 2조에서 서독(우승팀) 헝가리(준 우승팀) 터키와 한조에 속했었다. 한국은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각각 패해 서독과 싸워보지도 못하고 보따리를 싸야 했다.

그후 한국은 월드컵 본선진출에 번번이 실패하다가 32년만인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한국은 멕시코 월드컵 본선 A조에서 이탈리아 불가리아 아르헨티나와 싸워 불가리아전(1대1)에서 처음으로 승점(1점)을 챙겼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첫 승을 올린 것은 2002 한일월드컵 폴란드(2대0승)와의 첫 경기였고, 한국은 내친 감에 4강까지 올라 4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한국이 홈이 아닌 원정월드컵에서 첫 승을 올린 것은 2006독일월드컵 토고 전(2대1 역전승)이었고, 원정월드컵 첫 16강에 오른 것은 2010 남아공월드컵이었다.

한국축구가 월드컵에서 가장 큰 이변을 일으킨 것은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에게 골든골로 이긴 것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강호 독일을 2대0으로 완파한 것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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