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좌), 크리스천 콜먼.(사진=뉴시스)
우사인 볼트(좌), 크리스천 콜먼.(사진=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미국의 크리스천 콜먼 선수가 2019 카타르 세계육상 선수권대회 남자육상 1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서 그의 전성시대를 알렸다.

지난 10여 년 동안 지구촌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뜻하는 남자육상 100m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였다.

우사인 볼트는 2017 런던세계육상 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후 은퇴를 선언 했고, 런던 대회에서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 크리스천 콜먼 선수가 볼트를 제치고 각각 금, 은메달을 땄지만 그렇다고 게이틀린, 콜먼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크리스천 콜먼이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 9초76의 호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면서 그의 시대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9초76은 2009년 베를린대회의 우사인 볼트(9초58의 세계신기록)에 이서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사상 두 번째로 좋은 기록이고, 역대 6위에 해당되는 의미 있는 기록이다.

◆ 콜먼, 앞으로 4~5년 간 전성시대 열 것

그렇다면 콜먼 시대는 언제까지 갈 것이고, 또 그의 기록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카타르 대회 남자 100m 금, 은메달 기록 차이는 역대 최대 타이기록이었다.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우사인 볼트는 9초58의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당시 은메달을 획득한 미국의 타이슨 게이(9초71)와의 기록 차이가 0.13초인데, 카타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콜먼(9초76)과 은메달의 저스틴 게이틀린(9초89)의 기록 차 역시 0.13초였다.

0초13초 차 면, 100m 후반 가속 주를 감안하면 2~3m 거리다. 그만큼 콜먼의 기록이 압도적이었고, 당분간 그를 넘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사인 볼트는 베를린 대회 이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에서는 부정출발로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서 저스틴 게이틀린을 각각 0.05(9초77, 9초82), 0.01(9초79, 9초80)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베이징 대회에서 볼트와 게이틀린의 0.01초 차이는 역대 세계선수권대회 최단 기록 차이였다.

콜먼은 이제 23살이다. 남자육상 선수들의 전성기가 20대 후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전성기에 이르지 못했다.

키는 1m75cm로 크지 않지만 그동안 약점이었던 스타트(이번 대회 0.128)를 보강했다. 다리 길이에 한계가 있어서 보폭을 넓히지는 못하지만, 47~8걸음을 더 빠르게 질주를 해서 보폭이 좁은 약점을 보강하고 있다.

◆ 볼트의 벽, 뚫기 힘들 듯

콜먼은 특히 후반 가속 주(6~70m 이후)가 뛰어나다.

마치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약물복용으로 남자육상 100m 금메달이 박탈되었던 캐나다의 벤 존슨처럼 후반에 무서운 가속도를 붙여 라이벌 들은 압도해 나간다.

콜먼의 시대는 2020 도쿄 올림픽, 사상 처음 미국(유진)에서 열리는 202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물론, 202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대회까지 이어질 것 같다.

그러나 우사인 볼트가 갖고 있는 9초58의 세계기록을 깨트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콜먼의 기록단축 속도는 매우 빠른 편이다.

콜먼은 2014년 18살 때, 10초30으로 평범했었다. 그 후 2016년에 단숨에 9초 대(9초95)까지 진입을 하더니, 2017년 세계정상권 기록인 9초82, 2018년 9초79 그리고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기록을 0.03초 단축한 9초76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콜먼은 자신의 기록을 얼마나 단축 될 수 있을까?

콜먼은 스타트 기록을 0.131초대에서 0.128초대까지 단축 했는데, 최대 0.125초 정도 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보폭(47~8걸음)은 그대로 놔두고 피치(걸음 속도)를 좀 더 빠르게 하고, 가속 주를 좀 더 파워 있게 가져가면 최대 0.1초대 단축 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콜먼의 최고 기록은 9초66~9초65까지는 단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사인 볼트가 갖고 있는 세계신기록(9초58)을 깨트리는 것은 어렵겠지만 은퇴한 그의 뒤를 잇는 ‘후계자(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임은 입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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