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콜먼(미국)이 28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을 기록,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포효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9월27일부터 10월7일까지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미국 천하로 끝이 났다.

미국은 남자 100m와 200m 그리고 남자 400m 계주, 여자 100m 허들 등 단거리 종목을 거의 모두 석권하며 14개의 금메달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카타르 대회에 걸려 있었던 케냐는 겨우 5개(전체 10퍼센트)의 금메달에 그쳤다.

아시아는 중국(3개), 일본(2개) 바레인과 개최국 카타르가 각각 1개씩 모두 7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한국은 김국영(100m), 진민섭(장대높이뛰기) 최병광, 김현섭(이상 20km 경보) 등 남자 선수만 4명이 출전했지만 최병광 선수가 남자 20km 경보에서 20위로 골인 한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이제 월드컵축구대회, 올림픽, 세계 육상선수권 대회 등 지구촌 3대 메가 스포츠 행사 가운데 2020년 7월에 개막되는 도쿄 올림픽이 9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이번 대회 남자 100m와 200m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크리스티언 콜먼과 노아 라일스가 대회 도중에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 라일스, 콜먼 100m에 도전장

23살의 콜먼과 콜먼보다 한 살 어린 22살의 라이스는 모두 100m와 200m를 겸하는 선수들인데, 카타르 대회 때는 전략적으로 각각 한 종목 씩(콜먼은 100m, 라이스는 200m)만 출전했는데, 도쿄올림픽에서는 두 선수가 100m와 200m에 모두 출전해서 우사인 볼트 이후 지구촌 최고의 스프린터를 가리겠다는 것이다.

도쿄 올림픽 남자육상 100m와 200m에서 누가 더 유리할까?

우선 단신 크리스티안 콜먼은 카타르 대회 남자 100m에서 9초76의 호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9초58의 세계신기록을 갖고 있는 우사인 볼트에 이어 역대 6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은메달에 그친 미국의 저스틴 게이틀린(9초89)과의 기록 차가 0.13초나 난다. 100m에서는 당분간 적수가 없다는 얘기다.

그런데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의 노아 라일스가 도발하고 나선 것이다.

라일스는 “이번 카타르 대회는 콜먼과 각각 100m와 200m에 전념하기로 약속 했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에는 둘 다 100m와 200m 두 종목 모두 출전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이다.

노아 라일스는 카타르 대회 200m에서 19초83의 호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라일스는 올해 7월 스위스 로잔에서 있었던 2019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200m에서 19초50의 역대 4위(사람으로는 4번째, 순위로는 8위)의 기록을 작성했었다. 라일스의 종전 최고기록은 19초65여서, 단숨에 0.15초를 단축한 것이다.

200m 세계 기록은 볼트가 세운 19초19이며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19초26, 마이클 존슨(미국)이 19초32 였었고 라일스가 19초50으로 4번째였다.(우사인 볼트가 19초50 이내에 4번이나 뛰었었기 때문에 기록상으로는 8위에 해당된다)

◆ 200m 라일스 독주, 100m 콜먼 추월당할 가능성 있어

카타르 대회에서는 라일스(19초83)에 이어 100m 동메달 리스트인 캐나다의 더 그래스가 19초95로 2위를 차지했고, 에콰도르 알렉스 퀴노네스가 19초98로 3위에 올랐다. 라일스와 그래스의 기록 차이가 0.12초나 난다.

라일스의 100m 최고기록은 9초79다. 콜먼의 최고기록 9초71에 0.8초밖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콜먼의 200m 최고기록은 20초벽을 겨우 깨트린 19초98이다. 라이스의 최고기록(19초50)에 무려 0.48초 차이가 난다.

따라서 기록으로 볼 때 100m에서 콜먼을 라일스가 따라 잡을 가능성은 있지만, 200m에서 라일스가 콜먼에 뒤질 가능성은 그렇게 크지 않다. 

도쿄 올림픽 100m에서 콜먼에게 라일스의 도전은 가능하지만 200m의 경우 이변이 없는 한 라일스의 독주가 예상된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까지 앞으로 9개월 정도 남아 있는 것이 변수다. 두 선수 모두 20대 초반이라 하루가 다르게 기록이 변하기 때문이다.

과연 두 선수가 도쿄올림픽에서 100m와 200m 금메달을 각각 한 개씩 나눠가질 것인가? 아니면 한 선수가 2관왕을 차지해 ‘포스트 볼트’ 시대를 열 것인가?

만약 한 선수가 2관왕이 된다면 두 선수가 계주 멤버로 출전할 미국이 400m 계주 금메달(카타르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땄다)이 가능해 3관왕이 유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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