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KEB하나은행)
지성규 KEB하나은행장.(사진=KEB하나은행)

[뉴시안=박재형 편집국장 직무대행]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에 집중하던 국감이 이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21일 종합 국정감사를 앞둔 국회 정무위원회는 조국 법무부 장관 이슈로 국감장에서 제대로 묻혀 버린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이슈를 마무리 짓기 위해 해당 상품을 판매한 은행들의 임원인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을 부른다. 

정무위는 이날 열리는 마지막 종합감사에 주요 증인들을 세워 가장 중심이 되는 현안으로 DLF 원금 손실 사태에 대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 대책 마련이나 피해 원인 규명 등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은행에서는 정채봉 부행장(국내 영업 부문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연계형 DLF 상품을 판매했다. 금감원 중간 조사 결과 우리은행 본사 차원에서 예금 선호고객에게 위험상품인 DLF를 판매하라고 권고했던 사례도 발견된 바 있다. 정 부행장은 국내 개인영업 총괄을 맡았고, DLF 사태 이후에도 대응 특별팀(TF)도 이끌었다. 정무위는 정 부행장이 해당 사안의 실무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경영진일 것으로 판단해 그를 증인으로 소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에서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출석할 것으로 보이는데 함 부회장은 하나은행이 DLF 상품을 가장 집중적으로 팔았던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행장직을 수행했다. 하지만 두 은행 최고경영자인 행장이 출석하지 않아 책임 있는 발언이 나오겠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대책 마련이나 피해 원인 규명을 하겠다는 국감의 취지에 맞는 증인들인지에 대한 비판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판매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들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금감원을 상대로 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하나은행이 검사 전 DLF 관련 전산 자료를 삭제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해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때도 관련 자료를 삭제했고, 금감원은 금보원 도움을 받아 하나은행의 클라우드 시스템에서 이를 복원해 비리를 밝혀낸 바 있다. 또한 하나은행은 이번 검사 자체도 불성실로 일관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날 하나은행 측의 검사 방해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민들의 소중한 재산이었던 수천억 원의 원금 손실 사태를 부른 큰 사안에 대해 불성실한 태도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가운데서도 그 책임을 져야 하는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이번 국감 증인으로 빠져 나간 것이다. 이와 관련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선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은행들이 은행장을 증인으로 부르지 말아 달라는 로비가 있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DLF 사태가 불완전 판매를 넘어서 은행들의 사기극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은행장이 증인으로 안 나온다는 점을 국민들이 과연 납득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근 이들 은행들이 책임 있는 대책을 말하며 발표하기도 했지만 국민들 앞에서 이들 은행들의 책임 있는 모습은 볼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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