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들 모습.(사진=AP/뉴시스)
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들 모습.(사진=AP/뉴시스)

[뉴시안=기영노 편집국장 ] 요즘 한국과 미국에서 프로야구 꼴찌팀들의 기세가 대단하다.

한국 프로야구(2019 KBO) 키움 히어로즈 팀과 메이저리그(2019 MLB) 워싱턴 내셔널스팀 이야기다.

올해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3위, 미국 메이저리그 4위 팀들이 한국시리즈과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노린다.

한국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팀은 2008년(넥센 히어로즈)에 창단, 11년 만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노리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는 정규리그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22일 화요일부터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를 시작한다.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는 50년 전인 1969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몬트리올 엑스포스’로 창단, 2005년 워싱턴 D.C로 연고지를 옮기면서 워싱턴 내셔널스로 팀 이름을 바꿨다. 포스트시즌은커녕 5할 승률조차 넘지 못하며 만년 꼴찌팀이었다. 이들은 창단 50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에 진출, 내친김에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팀 ‘기적 꿈꾸는’ 꼴찌 팀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월드시리즈는 23일 수요일부터 시작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14년 한국시리즈에 도전을 해서 삼성 라이온즈에 2승4패로 패했었지만, 워싱턴 내셔널스는 월드시리즈 도전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정규리그 3위를 해서, LG 트윈스와 준 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 SK 와이번스와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를 가질 두산 베어스는 프로야구 원년(1982년)을 포함해서 5번이나 우승을 차지해 이번에 6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밀워키 브르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이겨 디비전 시리즈 결정전에 합류했기 때문에 사실상 동부지구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중부지구 1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 팀에 이어 4위로 가을야구에 합류한 셈이다. 워싱턴 내셔널스는 정규리그에서 93승69패로 동부지구 2위, 내셔널리그 전체 4위를 기록 했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월드시리즐 가질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창단 이후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05년에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0대4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에 이만수 코치가 있어서 한국 코치로 유일하게 월드시리즈 반지를 갖고 있다.

휴스턴은 2017년에는 LA 다저스 팀에 4승3패로 이겨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 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보다 불리하지 않아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었던 키움 히어로즈는 준 플레이오프(4게임), 플레이오프(3게임) 등 7게임을 치렀기 때문에 체력(특히 투수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를 3게임 만 치르고 4일이나 쉬었기 때문에 투수 운용에 큰 부담이 없다.

정규리그 1위 팀 두산 베어스는 정규리그를 끝내고, 20여 일 간 쉬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완벽에 가깝지만,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 특히 첫 경기인 1차전에서 고전을 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SK를 10대1로 꺾은 키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 SK 와이번스 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SK를 10대1로 꺾은 키움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키움 히어로즈 팀은 5년 전, 한국시리즈 첫 도전을 할 때 보다 팀 분위기가 좋다.

2014년 시즌 키움 히어로즈 전신 넥센 히어로즈는 역대 최다안타인 201안타를 치던 서건창과 박병호, 강정호 등 메이저리거 급 타자들이 버티고 있어서 공격력은 10개 팀 가운데 가장 좋았다. 그러나 20승을 올린 벤 헤켄과 헨리 소사(현재 SK) 오주원 등 3명의 선발투수와 7명의 불펜 투수로 버티기에는 마운드가 너무 낮아서 삼성 라이온즈에 2승4패로 밀렸다. 당시 삼성 라이온즈는 릭 반델헐크, 윤성환, 장원삼, J.D. 마틴 등의 선발투수에 안지만, 임창용 등 마운드가 막강 했었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 키움 마운드는 브리검, 요키시, 이승호, 최원태 등 선발진 4명에 조상우 등 불펜 10명의 벌떼 야구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두산은 린드블럼, 키움은 이정후

한국시리즈 같은 단기전은 믿을 맨(과거 선동렬 이승엽 같은)이 있거나 미치는 선수가 있어야 상대 팀을 제압할 수 있다.

두산 베어스는 20승을 올린 린드블럼이 믿을 맨이다. 그러나 린드블럼은 9월 들어 구위가 떨어지면서 방어율 왕 까지 양현종(기아)에게 내 주고 말았다. 린드블럼이 구위를 얼마나 회복해서 자신이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1차전과 6차전(또는 7차전)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 이정후(15타수8안타 3타점)가 계속해서 미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키움은 홈런왕 박병호, 서건창, 외국 선수 센즈가 있지만,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될 이정후가 핵심타자다. 이정후가 4할 대 이상을 처 주면 키움의 공격력은 플레이오프에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장정석 감독이 벌떼야구를 구사할 여지를 주게 된다.

◆ 박건우 한국시리즈 물 방망이 벗어날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 외국타자들이 부진해서 아예 외국타자들을 빼고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에는 최고 외국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버티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파워가 좋고 찬스에 강해 한국시리즈 MVP 까지 노릴 정도로 타격감이 뛰어나다. 페르난데스는 197안타로 리그 최다안타, 0.344의 타율로 2위 그리고 15개의 홈런에 88타점을 기록, 그야말로 알토란같은 기록을 남겼다. 다만 발이 느린(도루 1개)것이 단점이다. 그러나 박건우가 ‘한국시리즈 트라우마’를 얼마나 벗어날 수 있는가는 불투명하다.

박건우는 지난해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 6번의 경기에서 단 1안타(24타수)로 타율이 0.042에 그쳤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박건우의 부진 때문이었다고 말하면 너무 가혹하겠지만, 박건우가 6경기에서 5~6개의 안타만 쳐 줬어도 결과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 워싱턴, 휴스턴 두 팀 모두 막강 원투 펀치 자랑

워싱턴 내셔널스의 팀 분위기는 월드시리즈 마저 제패할 기세다. 월드시리즈 같은 단기전은 투수 싸움인데, 워싱턴 내셔널스의 마운드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를 4전 전승으로 끝낸 후 충분히 충전기간을 가졌다.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패트릭 코빈, 아니발 산체스의 4선발 까지 일당백의 심정으로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션 두리틀과 다니엘 허드신이 지키는 불펜도 포스트 시즌에 들어서는 더욱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의 타자들도 모두 살아났다.

유격수를 보면서 톱타자 역할을 하는 트레이 터너, 리그 최고 타자 가운데 한명인 엔서니 랜던과 후안 소토 그리고 LA 다저스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만루 홈런으로 다저스를 침몰시킨 하위 캔드릭과 하위 타선이 무게감을 실어준 라이언 짐머맨 등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막강 타선이 되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와일드카드를 거쳐서 우승을 한 팀은 1997년 플로리다 마린스, 2002년 에너하임 에인젤스, 2003년 플로리다 마린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그리고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6팀이 있는데, 이번에 워싱턴 내셔널스가 7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정규리그에서 107승(55패)으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최고의 승률을 기록 했다.(2위 106승의 LA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팀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 펀치 저스틴 벌랜더와 게릿 콜이 버티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20승 이상 3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특급 투수들이다. 올시즌 이후 FA가 되는 게릿 콜은 류현진 몸값 두 배 이상 호가하고 있다.

저스틴 벌랜더는 21승6패 방어율 2.58(300탈삼진), 케릿 콜은 20승5패 방어율 2.50(326 탈삼진) 그리고 베테랑 잭 그레인키가 마운드에서 활약하게 된다.

정규리그 3할 타자가 4명인데, 알렉스 브레그먼 0.353, 호세 알투베 0.350, 요르단 알바레즈 0.316, 율리에스키 구리엘 0.316 등이다. 특히 호세 알투베는 메이저리그 최단신(1m68cm)이지만 뉴욕 양키즈와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160km의 강속구 투수 채프먼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빼앗을 정도로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갖췄다.

◆ 키움, 워싱턴 모두 원정팀

키움 히어로즈, 워싱턴 내셔널스 두팀 모두 정규리그 성적이 좋지 않아서 한국(월드) 시리즈에서 원정팀이 된다.

키움 히어로즈는 홈구장인 고척돔에서 3,4,5차전을 치르고, 두산 베어스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에서 1,2,6.7차전을 치러 원정경기를 한 경기 더 하게 된다.

워싱턴 내셔널스도 홈구장인 내셔널스 파크에서 3,4,5차전을 치르고, 휴스턴 애스트로스 홈구장인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1,2,6.7차전을 치르게 된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보다 홈경기를 한 경기 덜 치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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