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팀 쿡 CEO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 2019' 중 아이폰 신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애플의 팀 쿡 CEO가 10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열린 '애플 스페셜 이벤트 2019' 중 아이폰 신제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br>

[뉴시안=조현선 기자] 지난 4월 5세대 이동통신(5G)이 첫 선을 보인 이후 삼성, LG전자 등 5G 전용 모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LTE(4G)만을 지원하는 애플의 '아이폰11' 시리즈가 예상을 뒤엎고 선전하고 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 온 5G 가입자 수의 증가세에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11 고객이 스마트폰 교체 주기인 2년 약정으로 단말기 구매시 최소 2년간 LTE에 발이 묶이게 되면서 완전한 5G 전환까지는 예상보다 시간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예약판매를 시작한 애플 아이폰11 시리즈의 예약판매량이 전작인 '아이폰XS' 시리즈와 비슷하거나 뛰어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11은 출시 전 '혁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혹평이 쏟아졌다. 국내 시장에서도 5G 지원이 불가능한데다 해외보다 국내 시장에서 더 비싸게 책정된 단말기 가격을 이유로 전작에 비해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인덕션'으로 불리는 3구 트리플 카메라도 거들었다. 

그럼에도 사전판매량은 전작인 '아이폰XS' 시리즈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해 5G 가입자 유입에도 적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매량 추이에 대해 '애플' 브랜드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층의 존재를 증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5G와는 별도로 애플의 기기 자체를 원하는 고객이 많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의 디자인에 대한 지적이 많지만 실사용자에게는 기존에 비해 혁신적으로 발전한 카메라가 구매 포인트로 작용한듯하다"며 "국내 단단한 아이폰 사용자층이 이번에도 변심않고 꾸준함을 이어갔다는 증거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LTE 전용 모델인 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 5G 전용 스마트폰이 연달아 출시돼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좁아진 상태에서 고를 수 있는 최선책이 된 셈이다. 출시 전 혹평이 쏟아지던 단점이 도리어 큰 이점이 됐다. 

완전하지 않은 5G 품질에 대해 우려를 가진 고객이 많다는 것도 증명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5G는 상용화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품질 관련 불만과 차세대 5G망 이용 불가능 이슈 등이 따라다니고 있다.

특히 고가의 5G 요금제에 비해 선택약정 25%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굳이 비싼 가격에도 불만족스러운 품질의 5G를 피해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LTE 이용 고객은 각 주요 이동통신사의 전체 고객의 80~9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지난 4월 5G 출시 이후 가입자당평균매출 상승 효과가 높았던 점을 확인하면서 5G 망 구축과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 두고 볼 때 가입자당평균매출이 높은 5G 가입자를 더 빨리, 더 많이 유치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5G 500만 가입자 유치에는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확실한 동력을 얻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5G 보급기종 출시가 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이르면 연말 중 갤럭시노트S10의 보급기종 라인인 '갤럭시노트10 라이트'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곽동수 IT칼럼니스트는 "연말까지 삼성전자가 40만원대의 5G 보급기종을 내놓는다면 (5G) 500만 가입자 유치까지 확실한 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며, "저렴한 가격에 고성능을 자랑하는 입문용 5G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는 이상 각 이통사들의 과감한 마케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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