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반도체 (제공=뉴시스)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에서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전시돼 있다. (제공=SK하인기스)

[뉴시안=조현선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가격 하락의 여파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영업이익은 13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해 내년도 반도체 시장 회복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3분기 매출 6조8388억원, 영업이익 472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40%, 93% 감소한 수치다.

3분기 매출은 반도체 수요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전분기 대비 6% 늘었다. 반면 수익성 측면에서 D램의 단위당 원가 절감에도 불구하고 가격 하락폭을 메꾸지 못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26% 줄었다. 특히 영업이익은 2016년 2분기 이후 13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D램은 모바일 신제품 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등 직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23%까지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16% 하락했다. 단, 하락폭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수요 회복이 지속되고 있는 고용량 모바일과 SSD 등 솔루션 시장에 적극 대응했으나, 지난 분기 일시적으로 비중을 늘렸던 단품 판매를 축소함에 따라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 감소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품 판매 비중을 줄여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4% 상승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실적발표 이후 열린 콘퍼런스 콜을 통해 "D램 재고 수준은 정상화 단계로 내려왔고, 낸드플래시는 연말께 정상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D램 시장의 경우 일부 고객들이 구매 물량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지난 상반기보다 재고가 줄어들었다. 이 추세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고려해도 내년 말까지 지속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낮아진 가격에 따라 지속적인 판매 확대로 수요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인 서버 업체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 업체의 재고 수준이 연말에는 연초 대비 절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서버 업체들은 시장 상황이 반등할 경우를 대비해 저렴한 가격에 선구매에 나서고 있다. 연말에는 재고 상태도 정상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내년 메모리 시장이 5G 스마트폰의 본격적인 성장에 진입하면서 메모리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고객사 목표 취합시 5G 스마트폰 시장이 올해 수천만 대 정도에서 내년에는 2억대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메모리 시장의 긍정적인 신호에도 내년에는 보수적인 투자 계획을 세웠다. 미래성장을 위한 장기적인프라 투자는 지속하지만 단기투자에 대해서는 대외적인 불확실성을 감안해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D램의 경우 최근 개발한 1z(10나노 3세대) 제품을 내년 양산하고 1a(10나노 4세대) 제품은 2021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그 다음 기술은 1b(10나노 5세대) 제품이 2022년 개발 예정이며 여기에 EUV 공정이 적용된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96단은 내년 상반기까지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며, 128단 양산을 안정화해 내년 3분기에는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다.

반면 올해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주주환원 정책은 재검토한다. 기존 프리캐시프로우의 30~50% 범위에서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번 다운턴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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