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열린 '한국맥도날드 불매+퇴출 기자회견'에서 맥도날드 불량제품과 기계 오작동으로 덜 익은 패티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치하는 엄마들'의 장하나 활동가가 29일 오전 서울 중구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열린 '한국맥도날드 불매+퇴출 기자회견'에서 맥도날드 불량제품과 기계 오작동으로 덜 익은 패티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또 위생 문제로 논란에 휩쌓였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이 이른바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 피해자들이 생겼다는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재수사에 나섰다.

‘햄버거병 사건’은 지난 2016년 9월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4세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을 받아 신장 장애를 갖게 된 사건이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뒤 신장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질환이다.

이후 피해 아동의 부모가 지난 2017년 7월 맥도날드 측을 상대로 형사 고소했지만 ‘패티 품질 검사 결과’와 ‘햄버거병’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맥도날드 납품업체의 공판에서 유통·판매 부적합 판정을 받은 패티들이 시판됐고 그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과의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다. 현재 패티 납품업체인 맥키코리아는 재판을 받고 있다.

맥도날드 측은 당시 조사에서 폐기를 입증할 근거는 제시하지 못한 채 종결된 사안이라는 기존 입장만 고수하며 사태를 외면해 왔다. 

이번 논란은 ‘정치하는 엄마들’ 등 9개 단체가 한국 맥도날드, 패티 납품업체, 세종시 공무원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 과실치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직무유기 등 혐의로 올해 1월 고발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맥도날드 측이 지난 2016년 7월 장 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된 오염 패티가 일부 매장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패티 제조업체로부터 보고받고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 다시 고발된 “햄버거병 사건”은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맥도날드가 햄버거병 수사 과정에서 직원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윤석열 검찰총은 “허위진술 교사가 있었다면 검찰에서 철저히 수사를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재조사를 시사했다. 해당 발언이 있고 곧바로 검찰이 고발인 조사를 시작했다.

한국맥도날드의 입장문.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날고기 패티', 맥도날드가 공개한 정상적인 패티 온도 체크 방법. 맥도날드 측은 해당 사진 일부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사진=한국맥도날드)
한국맥도날드의 입장문. 사진 왼쪽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날고기 패티'와 오른쪽 맥도날드가 공개한 정상적인 패티 온도 체크 방법의 사진이다. 맥도날드 측은 해당 사진 일부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사진=한국맥도날드)

여기에 지난 28일 JTBC 뉴스룸에서 맥도날드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비위생적인 제조 과정에 대한 제보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JTBC는 맥도날드 직원이 매장에서 직접 찍어 제보한 사진이라며 덜 익은 패티 등 사진을 공개했다. 또 조리실 내 냉장고에 거미줄이 있고, 내부엔 성에가 끼어있는 사진도 있었다.

이에 맥도날드 측은 제보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맥도날드 측은 29일 입장문을 통해 “전국 410여개 매장에서 식품안전을 위한 전수 조사에 나서겠다”며 ”조사 결과 혹여 미진한 사실이 있다면 바로 잡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맥도날드는 공개된 사진들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측은 “JTBC에서 보도된 사진들이 올 초 당사에 대해 고발장을 접수한 한 시민단체의 온라인 카페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대다수 일치해 같은 인물로부터 제보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중 조작 또는 의도적인 촬영의 정황이 담긴 사진도 있어, 이들의 의도 및 관련 행동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JTBC는 “입장문에 실린 사진을 보도한 적이 없다”며 “보도한 사진들은 현재 수사기관에도 제출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맥도날드 측의 반론이 추가로 나오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다시 전해드릴 예정이다”면서 맥도날드의 위생 실태에 대한 추가 보도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 처럼 맥도날드의 노력에도 위생 논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분위기다.

같은날 ‘정치하는 엄마들’ 등 9개 단체는 서울 중구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앞에서 ‘한국맥도날드불매+퇴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서울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촬영된 문제의 햄버거 사진들을 공개했다. 이들은 “검찰은 언더쿡(덜 익음 현상)에 대해 엄정 수사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맥도날드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검찰의 관련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다음은 ‘햄버거병’ 논란 일지

2016년 9월25일 네 살 여아, 맥도날드 햄버거 먹고 복통 호소
9월27일 수원아주대병원 입원
10월18일 식약처에 신고, ‘이상 없음’ 결론
12월 용혈성요독증후군 진단

2017년 4월 신장 장애 2급 판정
7월5일 부모 서울중앙지검에 맥도날드 고소
7월10일 검찰 한국맥도날드 압수수색

2018년 2월 검찰 수사결과발표 ‘햄버거병’ 직접적인 인과 관계 증거 불충분 이유로 불기소 처분
12월 언론보도 통해 한국맥도날드 임직원과 세종시 소속 담당 공무원 주고 받은 사실 드러남.
2019년 1월 ‘정치하는 엄마들’ 등 9개 시민단체 한국맥도날드 등 검찰 재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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