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기율 기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에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 유력 후보로 올라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과도한 인수 가격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재무적 부담을 안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전날 본입찰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으로 2조5000억 원 안팎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자인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이 제시한 1조 원 중후반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6개 자회사도 묶어 넘기는 ‘통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입찰 전 시장에서는 통매각 방식으로 진행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1조5000억 원에서 2조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통큰 배팅’을 진행하면서 인수 유력 후보로 떠올랐지만, 이날 회사의 주가는 전날보다 7.31% 급락한 3만1050원에 마감했다. 기관이 91억 원, 외국인 투자자가 81억 원 규모를 각각 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예상보다 높은 인수 금액으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관련 사업부문으로 확장하려는 회사의 의지에 대한 시장 반응은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합병 이후 감당해야 할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도 문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아시아나항공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약 9조6000억 원에 달한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인수전 등 대규모 자본투자 및 부채비율의 변화가 수반되는 인수합병(M&A)을 진행 중인 점은 우려스럽다”며 “9조 원대 부채기업을 인수할 경우 부작용이 커서 기업가치에 크리티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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