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타면세점은 오픈 당시 낮은 매장 높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장에 거울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같은 한계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깨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사진=두산그룹)
두타면세점은 오픈 당시 낮은 매장 높이를 보완하기 위해 천장에 거울을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이같은 한계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깨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사진=두산그룹)

[뉴시안=정창규 기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최근 면세사업 철수를 선언한 두산의 ‘두타면세점’ 매장을 임대해 운영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12일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두타면세점 매장 임대, 직원 고용안정, 자산 양수도 등 상호 협력 방안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라 두산은 두타면세점 매장을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참여할 예정인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임대하기로 했다.

또 두산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두타면세점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상호 협력하고 현재 두타면세점이 보유하고 있는 재고자산과 유형자산도 양수도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두산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은 618억6500만원이다. 취득예정일은 내년 2월28일이다. 부동산 임대차 계약으로 현재 총 8개 층을 쓰고 있는 두타면세점 매장을 1년에 100억원씩 5년 동안 임차하기로 했다. 또 매장 인테리어와 계산대 등의 자산을 14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향후 시내면세점 운영 특허신청 결과에 따라 취득여부는 변동될 수 있다. 

양사는 본 협약에 따라 향후 신규 특허 심사 일정에 맞춰 지속적으로 협약 이행에 대해서 협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15년 11월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한 ‘두산’은 다음해 5월 20일 동대문 두타몰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했다. 두타면세점은 ‘두산 4세’인 박서원 유통사업 총괄 전무(박용만 회장 장남)가 경영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라는 의미에서 자존심을 내걸고 운영하는 중요한 사업이었다.

당시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주역인 송중기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면세점 모델로 선정했다. 모델료 역시 업계 ‘최고대우’ 2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후 매출이 1000억원에서 6000억원 대까지 늘었으나 따이공(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수수료 부담 등 영업 환경 악화로 지난해까지 6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두타면세점은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내홍도 겪었다. 당시 두타면세점을 총괄하던 이천우 유통부문 부사장이 갑작스럽게 사표를 쓰고 떠난 것이다. 문책성 인사로 해석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중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의 어려움을 이유로 두산은 지난달 29일 특허권 반납을 결정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사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빠른 흑자 전환에 속도를 좀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14일 마감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면세점 특허를 취득하면 현재 두타면세점이 있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임차료를 내고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삼성동 무역센터점에서 단일점포로 운영하고 있지만 적자가 쌓이면서 백화점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6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3분기 면세부문 영업손실은 1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은 80.0% 늘었다.

관세청은 이번 입찰에 서울 3곳을 포함해 전국 6곳 면세점 사업권을 내놨다. 하지만 면세점 빅3인 롯데·신라·신세계가 불참의사를 내비치면서 현대백화점이 사실상 단독으로 입찰할 가능성이 높아 큰 이변이 없는 한 사업권은 확정된 상태다.

현대백화점 측은 두타면세점에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두타면세점 사업장 공간 자체의 한계를 지적하며 회의적인 방응이다. 실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하기에는 매장이 너무 낮고 좁다는 것이다. 실제 두타면세점도 낮은 매장 높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픈전 부터 천장에 거울을 설치하는 등 인테리어에 많은 신경을 쏟았다. 이같은 한계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깨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시내 한 면세점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은 입점을 결정할 때 매장의 규모나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두타면세점이 사무실을 개조해 만든 곳인만큼 매장이 낮고 좁아 고객의 니즈를 충족 시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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