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왼쪽 세번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윤종규(왼쪽 네번째)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0월 28일 서울 중구 반야트리 클럽앤스타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 '리브엠' 론칭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손 부위원장, 윤 회장,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 국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사진=뉴시스)

[뉴시안=김기율 기자] 국내 주요 은행권들이 기존 금융서비스 제공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활 밀접형’ 플랫폼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금융업의 경계를 허물고 기존 고객 유지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최근 도입한 오픈뱅킹이 무한경쟁의 기폭제가 됐다. 자신에게 맞는 단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만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주 거래’ 은행의 벽이 무너진 만큼 은행들의 차별화된 서비스가 갈수록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지난 4일 KB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가상이동통신망(MVNO) 서비스 ‘리브 엠(Liiv M)’을 선보였다. 휴대폰이 일상 그 자체가 된 지금, 통신과 금융을 연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을 통해 급여, 4대 연금, 아파트 관리비 등을 자동 이체하는 고객에게 통신비를 할인해준다. 유심 내에 모바일인증서를 탑재해 공인인증서 발급의 번거로움도 없앴다. 향후 카드 제휴 할인뿐만 아니라, 증권 및 보험 등 타 계열사로까지 혜택을 늘려 종합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내 6개 계열사가 참여한 ‘오픈 API 플랫폼’을 선보였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계열사 하나금융티아이가 자체 개발한 이 플랫폼에는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생명, 하나저축은행 등이 참여했다.

하나금융은 오픈 API 플랫폼을 통해 그룹 계열사간의 협업을 강화하고 외부 플랫폼 사업자와의 제휴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환전서비스를 여행 플랫폼과 연계해 여행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별도의 은행 방문이나 은행 앱 구동 없이 환전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외부의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기존 금융플랫폼에 입점시켜 기능 위주의 금융서비스를 생활 금융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방안도 추진한다. 기존 금융 플랫폼들은 고객이 계좌 조회나 이체 등 특정 목적만 수행한 후 바로 빠져 나오는 ‘목적지향형’이 대부분이다.

하나금융은 향후 헬스케어나 여행 자동차 등과 같은 다양한 생활 밀접형 콘텐츠를 금융플랫폼과 결합시켜 다른 금융 플랫폼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도 생활 밀접형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통해 국내 프로야구 팬덤 기반의 야구 플랫폼 ‘쏠(SOL)야구’, 제로페이와 다이소페이를 지원하는 계좌 결제 플랫폼 ‘쏠(SOL)페이’ 등이 그 예다.

최근에는 쏠(SOL)을 전면 개편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을 통해 개인 맞춤형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부동산과 자동차의 시세를 거주지 주소나 본인 차량번호만으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다. 또 생활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를 신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차별화된 서비스도 추천한다.

우리은행은 ‘오픈파이낸스’ 정책을 바탕으로 ‘위비뱅크’ 내에 핀테크 기업 서비스를 품고, 지난 6월 말에는 오픈API 포털을 공개해 핀테크 기업의 금융서비스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위비뱅크 고객들은 아톤의 증권추천, 데이터유니버스의 금융사기 예방, 본컨설팅네트웍스(차봇)의 차량시세 및 보험료 조회 등을 오픈뱅킹에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우리은행은 오픈뱅킹에서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를 통해 고객들에게 무료로 드라마와 예능 스트리밍, 웹툰 등을 제공하는 ‘프리미엄(Free-mium)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올원뱅크는 지난 2016년 8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된 금융지주 통합 모바일 플랫폼이다.

올원뱅크의 프리미엄 서비스에는 드라마·예능 스트리밍, 버거킹·카페베네 등 오프라인 매장 할인쿠폰, 웹툰 무료 이용 코인, 핫딜 인기제품 파격할인가 제공 등의 혜택이 담겨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도입으로 모바일 플랫폼 차별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 금융거래를 넘어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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