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2019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뉴시안=조현선 기자] “서울에서 KTX 타고 아침 일찍 내려왔다. 배틀그라운드를 즐겨 하는데 생각보다 부스 스케일도 컸고, 지스타에서만 진행하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 개막일이 가장 한산할 것 같아 맞춰 왔는데 오늘도 사람이 많아 눈치게임에는 진 것 같다. ”

1년에 단 한 번, '겜덕'들에게 천국의 문이 열린다.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인한 휴교로 중고등학생들까지 몰려들면서 14일 부산 벡스코 앞은 이른 아침부터 남녀노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는 올해 15회째를 맞는 한국게임산업협회 주최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9 개막일 풍경이다.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가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 간의 일정으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행사 개막일, 관람객들은 추운 날씨가 무색하게 벡스코 B2C관 앞에서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서며 축제의 개막을 즐겼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첫날 4만2452명이 방문해 지난해보다 2.09% 증가했다. 이날 지스타 현장에서는 어린 자녀와 함께 온 가족 단위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앞서 올해 지스타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연달아 불참 소식을 알리면서 다소 스케일이 작아지지 않겠냐는 일부 업계의 우려가 이어졌다. 그러나 걱정이 무색하게 지스타 2019에는 36개국에서 691개사가 참여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인 3208부스가 차려졌다. BTB관의 유료 바이어는 2040명으로 지난해 대비 14.67% 많아졌으며, BTC관은 부스 조기신청 접수 2시간 만에 모두 마감됐다. 게임사 뿐만 아니라 삼성, LG전자가 협업 등을 통해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면서 현장은 최고 디바이스로 맞춰진 PC방을 연상시켰다. 

이날 지스타 현장에서는 1020대 관람객 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너도나도 삼성전자 등이 나눠준 커다란 더스트백을 어깨에 짊어진 채 개인별로 선호하는 게임 뿐만 아니라 현장에 마련된 부스를 돌며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며 획득한 경품들로 가득 채워가고 있었다.

지스타2019에 마련된 넷마블 부스 내에서 신작 'A3: 스틸 얼라이브'를 시연중인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넷마블 부스 내 진행중인 이벤트.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를 찾은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 펄어비스 부스 내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갤럭시존'에서 시연중인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 2019'가 개막한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 내 한 게임업체 부스에서 신작 게임 발표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들의 빈자리는 넷마블과 펄어비스의 신작 공개 소식으로 꽉 채웠다.

먼저 넷마블은 이번 지스타에서 ▲A3: STILL ALIVE ▲매직: 마나스트라이크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를 출품했다. 특히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제2의 나라는 관람객들의 발길을 잡아끌기에 충분했다. 부스에 마련된 100부스 규모의 250여 대의 대규모 시연대는 빈 자리 없이 가득 차 있었다. 

막 게임을 마치고 내려온 20대 초반 남성은 “작년 지스타에 처음 와본 이후로 올해로 두번째 방문이다. 작년에 해봤던 넷마블 신작을 가장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었다. 곧 나올걸로 알고는 있지만 기대된다. 빨리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날 넷마블 부스에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깜짝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방 의장은 넷마블 부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PC게임의 경우 MMORPG에서 산업이 정체됐었다. 모바일 게임도 장르로는 MMORPG까지 다 와버렸다"며 "이제부터는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야 하고 장르의 융합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 의장은 "그런 측면에서 넷마블도 'A3 스틸얼라이브' 처럼 융합장르에 도전하고 있고, '마나스트라이크'처럼 전략에 PVP 대전 형태를 융합해서 선보이고 있다"면서 "향후 미래는 융합장르게임으로 전환 될 것이라 생각한다. 넷마블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지스타에 참가하는 펄어비스는 국내 업체 중 최대 규모인 200부스를 운영한다. 펄어비스는 ▲섀도우 아레나 ▲플랜 8 ▲도깨비 ▲붉은사막 등 신작을 최초 공개해 국내외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부스에서는 섀도우 아레나와 검은사막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 등 다양한 기기를 갖췄다. 또 개막일 오후 1시부터 발표회 형식으로 신작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개발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BTB관은 라인게임즈, 스마일게이트,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이 참가해 국내 게임사의 위상을 알렸다. 

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전자의 단독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전자의 단독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전자의 단독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전자의 단독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LG유플러스의 단독 부스. (사진=조현선 기자)

게임사 뿐만 아니라 삼성과 LG전자도 지스타에 참가했다. 양사 모두 주요 게임사와의 협업을 통해 자사 게이밍 제품 알리기에 나섰다. 

먼저 삼성전자는 펄어비스와 함께 갤럭시 폴드와 커브드 모니터를 다수 배치했다. 펄어비스 부스 한켠에는 삼성전자의 49인치 QLED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주사율 120㎐를 자랑하는 슈퍼 와이드 게이밍 모니터와 32인치 4K UHD 커브드 모니터 100여 대를 배치됐다. 데스크톱으로는 삼성전자의 하이엔드 게이밍 데스크톱 오디세이 시리즈가 자리했다. 관람객들은 시연대에서 펄어비스의 신작게임인 섀도우 아레나와 이브 온라인, 검은 사막을 체험할 수 있다.

LG전자는 거대 규모의 단독 부스를 마련할 만큼 게이밍 제품 시연에 공을 들였다. LG전자는 스마트폰 V50S 씽큐와 LG듀얼스크린 150여 대를 준비한 체험존을 마련하는 등 이례적으로 모바일 게이밍 기기를 강조했다. 지스타에서 모바일 전시 공간을 따로 마련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LG전자 부스에서는 스마트폰 V50S 씽큐로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배틀그라운드'를 즐기려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스마트폰 외에도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LG 울트라기어 17 노트북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첫 공개된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38형 초고해상도에 최대 175헤르츠(Hz) 고주사율로 엔비디아의 지싱크(G-Sync) 모듈 등을 적용해 게임을 즐기기에 최적의 스펙을 자랑한다. 

LG유플러스는 통신 업계 중 유일하게 지스타에 참가했다. LG유플러스 부스에서는 ‘게임에 U+5G를 더하다’를 컨셉으로 세계 최초 5G 클라우드게임 ‘지포스나우’와 좋아하는 프로게이머 선수의 경기영상을 마음대로 골라보는 ‘게임Live’, 고사양의 VR 게임을 5G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VR게임’ 체험존이 마련했다. 부스 내에 마련된 5G 기반 클라우드게임 '철권7' 챔피언쉽에 참여하고 아쉬운 표정으로 무대를 내려온 남학생은 "더 이길 수 있었는데 3승에서 멈춰 아쉽다. 현장에서 다른 사람과 직접 게임으로 즐기니 더욱 재미있었다"고 웃었다.

지스타2019에 마련된 배틀그라운드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 현장 사진.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2019에 마련된 구글플레이 부스에 몰린 관람객들. (사진=조현선 기자)
지스타 2019에 참여한 '무호요(Muhoyo)' 부스 현장 사진. (사진=조현선 기자)

크래프톤의 펍지는 'FACE: PUBG(페이스 펍지)'라는 주제로 BTC관에 부스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는 배틀그라운드가 게임 콘텐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나 예술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성됐다.

해외 기업으로는 올해 지스타 메인스폰서 슈퍼셀을 비롯해 구글, CCP, 그라비티, 아이지지, 어로스, 미호요, 엑스디글로벌 등이 전시 부스를 마련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지스타 현장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던 건 '보는 게임'이었다. 최근 아프리카TV, 유튜브 생중계 등이 활성화되면서 '게임BJ'들의 인기도 상당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좋아하는 게임 BJ가 지스타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 매일 유튜브로만 접하다가 실물은 처음 봤는데 화면보다 너무 귀엽고 게임도 잘한다. 좋아하는 BJ도 보고 게임 아이템도 얻어갈 수 있어서 좋다”고 수줍게 웃었다.

e스포츠 콘텐츠도 다수 마련됐다. 전시장에서는 아프리카TV가 ▲철권 ▲피파온라인4 ▲스타 ▲스타2 등 다양한 게임 종목의 e스포츠 콘텐츠를 준비했다.

게임 산업의 새 개척지로 떠오른 '보는 게임', 즉 '겜방(게임방송)'도 대세를 실감케 했다. 이번 지스타에 최초로 참가한 유튜브는 중소 게임 유튜버들을 내세워 전시를 열었다. 구글 관계자는 "한국만큼 '겜방'이 발달한 나라가 없어 본사에서도 한국 게임 유튜버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벡스코 본관 야외전시장에는 슈퍼셀, 크래프톤, 구글, 유튜브가 전용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번 지스타에 최초로 참가한 유튜브는 게임 유튜버들을 내세워 부스를 꾸린 것 뿐만 아니라 야외에 스크린을 설치해 유튜버들의 방송을 송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지스타 BTC관은 조기신청 접수 2시간여 만에 부스가 소진됐고, BTB관도 국내외 비즈니스 성과를 위한 업계의 관심으로 작년 이상의 결과로 이어졌다"며 "지스타를 향한 게임업계의 뜨거운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4일간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게임문화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스타 2019는 오는 17일까지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라'(Experience the New)는 슬로건 아래 게임 전시를 비롯해 비즈니스 상담과 컨퍼런스, 채용박람회, 투자마켓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