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준중형 전기 세단 SM3 Z.E.(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준중형 전기 세단 SM3 Z.E.(사진=르노삼성자동차)

[뉴시안=정창규 기자]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미국은 물론 유럽과 중국에서도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면서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내연기관 차 부품의 대부분이 엔진과 변속기 등에 쓰이는 만큼, 전기차 시대 도래와 함께 부품사들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반면 냉난방 시스템, 배터리, 전기 모터 등을 생산하는 부품사는 전기차 확대를 새로운 기회로 보고 부품 연구 개발을 통해 미래를 공략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기차 전망 2018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승용차 신규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이 2020년 3%에서 2025년 11%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수치로 따지면 3000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30년 28%, 2040년에는 5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200만 대 판매를 넘어섰다. 전기버스 시장의 성장은 더 빠르다. 블룸버그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시내버스 판매량의 84%가 전기차로 대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 LG화학,  폐배터리 최적화한 ESS 개발

LG화학은 최근 르노삼성자동차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우선 전기차 SM3 Z.E. 폐배터리 40대를 LG화학에 제공하고, LG화학은 제공받은 폐배터리를 새로운 ESS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전기차 폐배터리에 최적화 된 ESS를 2021년까지 구축 및 시험 운영할 예정이다.ㅊ르노삼성자동차는 SM3 Z.E.를 비롯해 향후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 및 이후 출시 예정인 전기차의 폐배터리도 이번 사업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다양한 가혹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안정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또 폐배터리를 ESS로 재활용할 경우 기존 전기차 고객의 배터리 교체 비용 절감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에 맞춰 향후 늘어날 폐배터리에 대한 재사용 방안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 이상태 전기차 개발 프로그램 디렉터는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미 2011년부터 환경부와 전기차 실증사업을 시작해 2013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 양산 판매를 시작하는 등 국내 완성차 중 가장 먼저 적극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 제고 및 시장 확장에 기여해왔다”며 “이번 배터리 재활용 부분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지속가능한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LG화학과 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

◆ 신흥에스이씨, 배터리 캡 어셈블리 생산

전기차 도래로 가장 큰 호황이 기대되는 영역은 역시 전기차 필수 부품인 배터리 관련 시장이다.

그 중 신흥에스이씨는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 기업은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2차전지 부품을 제조하는 회사다. 주요 생산품은 중대형 각형 캡 어셈블리(Cap Ass`y, 배터리 셀 내 압력 상승 시 외부로 가스를 배출시켜 폭발을 방지해주는 장치) 등으로 삼성SDI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2차전지에 대한 글로벌 업체들의 관심증가로 국내외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에어컨 고무호스.(사진=화승알앤에이)
전기자동차용 에어컨 고무호스.(사진=화승알앤에이)

캡 어셈블리는 기본적으로 모든 전기차 배터리에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기차 배터리 수요로 인해 신흥에스이씨는 현재 중국, 헝가리 공장을 증설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 LS오토모티브, 전기 모터-디시디시컨버터 생산

디시디시컨버터도 기존 내연기관 차에는 없지만, 전기차에는 필수가 되는 대표적인 부품 중 하나이다.

디시디시컨버터는 전력제어 장치의 기반이 되는 부품으로 전기모터가 장착되는 친환경 차의 효율적인 전압 변환과 전력제어 장치의 소형화에 도움을 준다. LS오토모티브는 디시디시컨버터 제조에 있어 국내에서 대표적인 회사로 손꼽힌다.

LS오토모티브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글로벌 톱3 자동차업체와 친환경 차량용 부품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수주한 제품은 48V 디시디시컨버터(48V DC-DC Converter)와 리졸버(Resolver) 등 2종으로 확인됐다. 리졸버는 전기모터의 회전각과 회전속도를 감지해 차량의 구동을 돕는 부품이다.

◆ 와이엠텍, 배터리-직류 고전압 릴레이 (EV Relay)

전기차 전용 부품이 아니더라도 다른 산업에서 쓰이는 전기 관련 부품도 전기차에 적용되며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직류 고전압 릴레이(EV Relay)가 이에 해당한다.

직류 고전압 릴레이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에너지를 구동 모터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역할과 외부의 전기에너지를 배터리에 안전하게 저장 할 수 있도록 하는 스위칭 장치이다.

현재 전기자동차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 등에 두루 쓰이고 있다. 직류 고전압 릴레이를 생산하는 와이엠텍은 현재 릴레이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65% 안팎을 수출을 통해 거둬들이고 있으며 중국 전기버스 급속충전기 시장에선 30% 안팎 이상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 화승알앤에이, 냉난방 시스템 생산

전기차에는 냉난방 시스템과 같은 공조 부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기존 내연기관 차의 경우 엔진의 열을 이용한 난방을 하지만, 전기차는 모터구동이므로 엔진열을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추가적인 난방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기존 에어컨 라인을 이용한 냉난방(히트펌프 시스템 등)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이 시스템은 보다 많은 공조 부품을 필요로 한다.

또 이러한 냉난방 시스템은 전기차 배터리를 식히는 데에도 사용된다. 배터리가 냉각되지 않으면 성능이 저하되고, 전력 공급이 끊길 위험도 있다. 자동차용 고무호스를 생산하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 화승알앤에이는 대표적인 에어컨 호스와 쿨런트(냉각수)호스 생산 기업이다.

화승알앤에이가 생산하는 에어컨 호스 부품은 시스템에 사용되는 냉매가 순환되는 관로 역할이다. 특히 전기차에는 냉매의 역류 및 압력을 제어하는 부품을 추가해 제작됐다. 그리고 전기 모터와 인버터의 열을 식혀주는 냉각 시스템의 배관 호스인 쿨런트(냉각수)호스 또한 전기차에 새롭게 요구되는 특성인 저이온용출성을 가지는 고무나, 플라스틱 고내구 재료를 사용한 특수 부품으로 제작됐다.

화승알앤에이는 전기차 시대를 대비한 부품 연구·개발에 힘써 작년 11월에는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우는 대표적인 전기차 브랜드인 ‘바이튼(BYTON)’에 상기의 에어컨 호스 어셈블리와 쿨런트(냉각수) 호스 공급을 수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화승알앤에이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시대로 변하는 과도기에 있으며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업들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부품업체들이 자체적인 연구·개발 노력뿐 아니라 정부 및 대기업, 학계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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