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조현선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방통위는 양사 간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통신사업자가 방통위를 상대로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P)의 망 이용대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중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전기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 관련 분쟁과 관련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방통위에 재정을 신청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가 글로벌 콘텐츠 업체의 망 이용대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 방통위에 중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최근 방통위가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 발표를 앞두고 있어 SK브로드밴드의 이번 재정신청 결과에 콘텐츠와 통신망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19일 “최근 넷플릭스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비용을 들여 몇 차례 망을 증설했지만 비용 등 문제로 한계에 이르렀다”며, "이에 넷플릭스에 수차례 망 이용 협상을 요청했지만 사업자간 협상에서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해 방통위에 재정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여러 차례 협상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양사 간 시각차를 드러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 걸쳐 네트워크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이 일환으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000곳 이상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들과 협력하며 캐시 서버 등의 오픈 커넥트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망 트래픽 부하를 현저히 줄이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윈-윈'의 방안으로 SK브로드밴드에도 오픈 커넥트 서비스 무상 제공 등을 제안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 12일부터 SK브로드밴드 재정 신청 접수를 완료하고 검토에 착수했다. 방통위는 이날부터 약 90일 이내에 재정해야 하고, 추가로 방통위 의결을 통해 한 차례 90일 연장할 수 있다.
방통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립적인 제3자의 위치에서 당사자 간의 협상과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며 "분쟁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한 후 법률·학계·전기통신분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심의 과정에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여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