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조끼 1주년, 위기를 기회로 바꾼 마크롱의 리더십
노란조끼 1주년, 위기를 기회로 바꾼 마크롱의 리더십
  • 뉴시안(파리)=옥승철 유럽연합통신원
  • 승인 2019.11.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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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대국민 대화로 떨어진 지지율 다시 끌어올려
정부와 정책을 비판하는 반대세력도 그에겐 프랑스 국민
1년 전, 2018년 11월 17일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계획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의 봉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주말 시위 1주년을 맞아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파리 생라자르 역에 나타난 ‘노란 조끼’시위 모습.(뉴시안/사진=홍소라 파리 통신원)
1년 전, 2018년 11월 17일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계획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의 봉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지난 주말 시위 1주년을 맞아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해 파리 생라자르 역에 나타난 ‘노란 조끼’시위 모습.(뉴시안/파리=홍소라 통신원)

[뉴시안(파리)=옥승철 유럽연합통신원] 1년 전 노란조끼 시위는 마크롱의 친시장 친기업 정책으로 인해 불만이 쌓여있던 노동자들이 유류세 인상으로 불만이 터지면서 시작됐다. 그들은 유류세 철폐와 불평등 해소 등을 외치며 마크롱 정권을 압박했다. 결국 마크롱은 유류세 추가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그 직 후 마크롱의 지지율은 빠르게 떨어졌다. 2018년 11월에 25%를 기록하였고 마크롱의 개혁 정책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동력을 잃어갔다.

하지만 마크롱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선다. 2019년 1월부터 3개월간을 국가대토론(Le Grand Débat national)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을 돌면서 노란조끼 시위대를 포함한 마크롱 정권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던 단체와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다. 마크롱은 현 정부의 친시장 친기업 정책들이 촉발한 불만들을 가지고 있었던 이해당사자들을 만나면서 일일이 설득했다. 이에 노동개혁과 부유세 폐지 등 반발이 큰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들을 만나서 설득하면서 지지를 얻었으며 덕분에 냉담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돌리고 여론을 개혁에 우호적으로 돌렸다.

그 결과 국민대토론 전 25%으로 떨어졌던 지지율은 국민대토론 직후 27%, 2019년 8월 이후 34%까지 오르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마크롱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율이 오른 직후 마크롱은 집권 후반기 최우선 국정과제인 연금개혁에 시동을 건다. 프랑스의 국민 연금은 적자가 매우 심해 안정적인 운영이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프랑스의 연금은 42가지로 구분돼 있는데 각 직업군마다 연금 수급 연령과 액수가 나눠져 있었다. 마크롱은 42가지로 나눠 운영되는 복잡한 퇴직연금을 연금체계를 일원화하고 연금수령 가능 나이를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상향 조정하는 개혁안을 추진했다.

문제는 보건 의료, 교통 분야 종사자들이었다. 이들은 다른 직군보다 법적으로 5년 일찍 은퇴하여 연금을 57세 정도부터 수령한다. 특히 지하철 공사 직원들은 하루 종일 열악한 지하에서 일하는 것에 대한 보상이 빠른 은퇴였다. 이들은 50 중반에서 은퇴해 연금을 수령하면서 사는 것을 꿈꿔왔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마크롱의 개혁 이후 이들의 은퇴연령이 거의 7년이 미루어지기 때문에 강한 반발을 불러왔던 것이었다.

이번 11월 16일 노란조끼 1주년 시위 때 지하철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올 것을 알았고 그들을 만나러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 나갔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시선에서 프랑스 사회를 바라 보고 싶었다. 정책에서 소외되는 국민들의 목소리 또한 중요하다 판단하고 시위 현장에 나가게 됐다.

노란조끼 시위 1주년을 맞아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사진은 주말 노란조끼 시위에 나온 은퇴를 앞둔 철도공사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뉴시안/파리=옥승철 유럽연합통신원)
노란조끼 시위 1주년을 맞아 프랑스 전역에서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사진은 주말 노란조끼 시위에 나온 은퇴를 앞둔 철도공사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뉴시안/파리=옥승철 유럽연합통신원)

바스티유 광장에 도착해서 한 무리의 시위대를 볼 수 있었다. 나는 도착하기 전에 젊은 청년들의 폭력적인 시위를 예상했지만 그곳에는 놀랍게도 은퇴를 앞둔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생각해보니 이제 은퇴를 앞둔 지하철공사의 노동자들이었다. 지극히 평범한 소시민들이다. 나는 피켓을 들고 서있는 한 노인에게 다가가 사진 촬영 양해를 구했고, 그는 흔쾌히 허락해주었다. 할아버지는 연금개혁의 부당함과 자신이 얼마나 은퇴를 기다려 왔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바로 옆에서 같은 직종에 근무한다는 할머니 한분은 마크롱에 반대하는 노란조끼 시위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우리는 여기에 있다. 마크롱이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여기에 있다. 노동자들의 명예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마크롱이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여기에 있다.” 나는 그 노래가 마크롱 대통령에게 우리에게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평범한 시민들의 외침으로 들렸다.

내가 오늘 본 노란조끼 시위는 지극히 평범한 시민들이었다. 12월 5일에 철도 총 파업이 예정 돼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분명 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다가가 소통하고 설득시킬 것이다. 지난 1년간의 노란조끼 시위와 마크롱 대통령을 보면서 내가 느낀 점은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라면 내 의견에 동의하고 지지하는 시민들만 국민들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정한 리더라면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설득해 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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