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김기율 기자]국내 손해보험회사의 올해 1~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25% 급감했다. 장기보험의 사업비가 늘고 자동차보험의 손익개선이 지연되면서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들은 보유 중인 우량 채권을 매각하며 실적 방어에 나섰지만,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이같은 행태가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의 올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7166억 원) 줄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보험영업손실이 작년의 두 배 수준인 3조7236억 원으로 크게 확대돼서다.

전체 손실액의 89%(3조33471억 원)는 장기보험에서 발생했다. 판매경쟁이 과열되면서 장기보험 사업비 지출은 올해 1~3분기 9조5000억 원으로 11.6% 늘었다. 실손보험 등 보험금지급 증가에 따라 손해액도 커지며 장기보험 손실규모는 34조7000억 원으로 4.7% 상승했다.

자동차보험에서는 824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년보다 303.1% 증가한 액수다. 차량 정비요금이 오르고 지난 5월부터 육체노동자의 취업가능연한이 65세로 오르면서 보험금 지급액도 함께 늘어난 영향이다. 

손해보험사들은 투자영업부문에서 수익을 내면서 순이익 감소 규모를 줄였다.

손해보험사의 올해 1~9월 투자영업이익은 6조74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었다. 금융자산처분이익은 1조1954억 원, 이자·배당수익은 6조1072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외화·파생상품은 8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장기보험 판매 경쟁이 지속되며 원수보험료(매출액)는 전년 동기보다 5.2% 늘어난 66조9340억 원으로 조사됐다. 장기보험 매출액은 보장성보험의 판매경쟁이 지속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4.8% 오른 39조5797억 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와 보험료 인상효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13조44억 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사의 총자산은 318조9714억 원으로 지난해 9월말 보다 10% 늘었다. 총자산 중 부채는 장기보험 판매가 늘며 8.5% 커졌고, 자기자본은 금리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 확대로 20.3% 증가했다.

올해 3분기까지 손해보험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95%, 자기자본이익률(ROE)는 7.12%로 글로벌 저금리 환경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보험사들이 고금리 시절 매입한 우량채권 등 금융자산을 매각해 투자이익을 단기적으로 늘리고 있어 향후 수익개선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단기 실적방어를 위한 보유자산 매각은 향후 투자수익률 악화 등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손해보험사가 현재와 같은 단기적 외형경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 전반의 내실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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