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 지사에 미중 갈등으로 개소식 연기 가능성도 점쳐졌던 5G 오픈 랩을 개소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화웨이코리아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중국 화웨이가 지난 5월 서울 중구 한국 지사에 미중 갈등으로 개소식 연기 가능성도 점쳐졌던 5G 오픈 랩을 개소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조현선 기자]중국 통신설비 업체 화웨이가 내년도 스마트폰 출하량을 확대한다. 미국의 강한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제대로 선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일 타이완타임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올해보다 20% 확대한 3억 대로 정하고, 부품 공급사에 부품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화웨이가 내년 중국 전역에서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스마트폰의 전체 단말기 물량을 폭스콘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년도 화웨이의 출하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는 폭스콘에 스마트폰 5000만 대를 OEM 방식으로 생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알려졌다. 폭스콘은 중국 본토에 위치한 공장에서 저임금 비숙련 노동자를 대량으로 고용해 생산하는 기업이다.  

화웨이가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치를 확대한 데에는 업계 1위인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 CEO인 런정페이는 지난달 CNN비즈니스 인터뷰에서 구글 없이 세계 1위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시간이 더 걸릴 뿐”이라고 답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7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3억 대를 넘겼으나, 지난해 기준 2억9000만 대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화웨이는 지난해 2억 대 초반 수준의 출하량을 기록했다.

화웨이의 올해 3분기 전 세계 점유율은 18.2%로 3위인 애플(12.4%)를 뛰어넘는 동시의 삼성전자(21.3%)와의 격차를 아슬아슬하게 좁히고 있다. 특히 자국 시장인 중국 내 화웨이의 점유율은 43.5%로 애플(8%)이나 삼성전자(0.6%)를 크게 압도했다. 해외시장 대신 중국시장을 공략해 예년 못지 않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2분기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 영향 등으로 중국 외 실적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북미 지역의 3분기 점유율은 애플(36.6%), 삼성전자(27.3%), LG전자(11.8%)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화웨이 내부에서는 '샤오A(消A)' 플랜을 가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A의 A는 미국을, 샤오(消)는 중국어로 '배제하다'라는 뜻이다. 이는 미국의 강한 압박에도 기술적으로 자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올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메이트30에 미국산 부품을 넣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는 퀄컴 등 미국산 반도체 칩을 주로 사용했으나, 메이트30에는 네덜란드 NXP 반도체와 화웨이 산하의 하이실리콘 제품 등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된 5월 이후 출시한 Y9 프라임 등 일부 모델도 미국을 제외한 제3국에서 수입한 부품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는 내년을 기점으로 자국 시장을 발판 삼아 스마트폰 점유율을 유지하고, 미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脫) 미국 전략에도 속도를 내는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미 행정부의 제재가 오히려 화웨이의 '기술 자립'을 돕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미국 상무부가 지난 5월 화웨이와 67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대상 기업에 포함시킨 데 이어 2020년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G 시장에서도 화웨이를 배척하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글로벌 시장 선두 자리를 위해 화웨이의 탈 미국 전략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지난 8월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캠퍼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런 회장은 미국에 대한 수출 억제책에 대한 완화를 기대하진 않고 있으며 "화웨이는 자체 기술력으로 번창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제공=뉴시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이 지난 8월 중국 광둥성 선전의 화웨이 캠퍼스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런 회장은 미국에 대한 수출 억제책에 대한 완화를 기대하진 않고 있으며 "화웨이는 자체 기술력으로 번창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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