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뉴시스)

[뉴시안=김기율 기자]신한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회장 숏 리스트를 공개했다. 금융감독원이 조용병 회장의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 ‘법률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했지만, 회추위는 조 회장을 비롯한 후보 5명을 발표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4일 차기 회장 후보 면접 대상자로 5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비공개 입장을 선회하고 숏 리스트를 전격 공개한 것이다. 숏 리스트에는 조용병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 민정기 전 신한 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포함됐다.

같은 날 오후 금감원은 신한금융 사외이사에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률적 리스크가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조 회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지배구조 리스크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다. 지난 2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금감원의 입장이 있다면 그것을 알리겠다”는 발언을 내놓은 지 이틀만이다.

회추위는 내부 규범상 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조 회장이 1심에서 무죄가 나온다면 연임에 문제는 없고, 신한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상 금고 이상의 형을 받더라도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므로 결격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조 회장의 1심 판결은 내년 1월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당국의 행보가 조 회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월 함영주 전 하나은행장의 연임 문제와 관련해 법률적 리스크 우려를 전달한 만큼, 조 회장 연임 때도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이번 의견 전달은 당연한 소임이며 후보 선정 등 지배구조는 전적으로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밝힌 점도 사실상 신한금융 회추위에 대한 영향력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회추위는 오는 13일 각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한 후 최종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