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개혁의 아이콘으로 주목 받으며 권위주의·부패와는 거리가 멀다는 얘개를 듣기도 했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진보정의담에 몸담아온 유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u_simin)를 통해 "너무 늦어버리기 전에 내가 원하는 삶을 찾고 싶어서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납니다"라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 10년 동안 정치인 유시민을 성원해주셨던 시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열에 하나도 보답하지 못한 채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덧붙였다.

국민참여당 시절부터 그와 함께했던 진보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은퇴는) 예전부터 쭉 생각해왔던 것"이라며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의견을 피력했었다"고 전했다.

현재 유 전 장관의 은퇴 선언으로 진보정의당 당내 분위기는 가라앉은 상태다. 당 관계자는 "기둥하나가 빠진 거니, 착잡한 마음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직업으로서의 정치는 그만뒀지만 진보정의당 평당원으로서의 자격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의 은퇴가 알려진 뒤 민주통합당에서 "그가 정치권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었다는 점을 평가한다"며 "기득권과 기성 정치에 끊임없이 도전한 그의 비주류 정신을 높이 산다"는 논평을 내놓을 것도 이런 맥락이다.

유 전 장관은 2003년 4월 재보궐 선거에서 개혁국민정당 소속으로 현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시덕양구갑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의원이 된 그는 의원선서를 위한 본회의 출석 때 면바지에 티셔츠, 감색 상의를 입고 등장해 논란 속에서 16대 국회의원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보건복지부 장관도 거쳤다.

하지만 그의 정계 인생은 장관 시절 이후부터 곡절을 겪었다.

개혁국민정당과 민주당 탈당파들을 합해 만들었던 열린우리당은 논란 속에 창당 4년 만에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에 통합됐다. 그러나 그는 1년 만에 "민주당 내에는 진보적 가치가 숨 쉴 공간이 적어 보인다"며 대통합민주신당에서 탈당한다.

2009년에는 국민참여당에 창당 과정에서부터 참여했다. 2010년에는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으나 여당의 김문수 후보에게 패배했다.

또한 2011년 12월에는 심상정, 노회찬, 이정희 등 진보계 지도자들과 함께 힘을 합쳐 통합진보당을 창당했으나 이듬해 5월 비례대표 후보 부정경선으로 불거진 당내 갈등을 결국 봉합하지 못한 채 분당을 맞았다.

이에 그가 가는 곳마다 당이 없어진다는 말이 생겼고, 따라서 그에게 '당브레이커'라는 부정적 칭호가 따라붙게 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논평에 "그가 서있던 곳에는 분열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라는 대목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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