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사진=LG그룹)
故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사진=LG그룹)

[뉴시안=정창규 기자]지난 14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이 가족들의 배웅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17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발인식은 대형 가림막으로 내부를 볼 수 없게 한 빈소 내에서 구 명예회장이 직계 가족들만 모인 가운데 치뤄졌다. 발인 전 행하는 의식인 영결식은 생략했다.

이는 소박하고 단출한 장례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를 따르기 위한 유족들의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인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추도사,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추도사는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 이문호 LG공익재단 부사장이 맡았다. 헌화는 구 명예회장의 아들 내외, 딸 내외, 직계 손주, 그 밖의 구씨·허씨 친척들 순으로 진행됐다.

발인식에는 직계 가족을 포함해 범(汎) LG가인 LS그룹, GS그룹의 주요 일원 등 총 100여명이 참석했다. 직계 가족을 제외한 조문객들은 8시17분쯤 먼저 빈소를 빠져나갔다.

약 10분 후 발인식이 끝나고 구 명예회장의 영정은 친손자의 손에 들려 병원 3층에서 운구 차량이 있는 1층으로 이동했다.구 명예회장의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 구본준 전 LG 부회장, 손자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오전 8시30분께 구 명예회장이 안치된 운구 차량은 화장터로 떠났다. 이날 유족들은 화장터와 장지까지 비공개했다.

지난 14일부터 이어진 4일장은 한결같이 차분하고 간소한 분위기 속에서 흘러갔다. 유족들은 삼부요인인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및 직계 가족, 임직원이 보낸 조화 외에는 모두 돌려보냈다.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5년생인 구 명예회장은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첫째 아들로, 1970년부터 25년간 그룹의 2대 회장을 지냈다.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이날부터 서울 시내 모 병원에 가족장 형태로 치러진다. 발인 날짜, 장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은 고인이 1987년 전경련 회장단과 함께 농촌 모내기 일손을 돕는 모습.(사진=LG그룹)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1925년생인 구 명예회장은 고 구인회 창업회장의 첫째 아들로, 1970년부터 25년간 그룹의 2대 회장을 지냈다.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이날부터 서울 시내 모 병원에 가족장 형태로 치러진다. 발인 날짜, 장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은 고인이 1987년 전경련 회장단과 함께 농촌 모내기 일손을 돕는 모습.(사진=LG그룹)

구 명예회장의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졌지만, 범 LG 일가와 일부 정재계 인사에 한해 조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는 옛 LG그룹 임원들, 16일에는 현 LG그룹 임원들을 중심으로 장례 기간 총 조문객은 2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장례 기간 동안 고인의 빈소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등이 조문했다. 특히 3대째 LG그룹과 친분을 다져온 GS그룹에서는 허창수 명예회장과 동생인 허태수 GS그룹 회장 모두 이틀 연속 조문했다. 또 GS그룹 계열사 사장단 10여명도 함께 조문했다. 

현업을 떠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한상범 LGD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오후에 빈소를 찾았다. 권봉석 LG전자 사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LG 계열사 사장단 30여 명은 합동 조문했다.

구 명예회장은 생전에도 허례허식 없는 간소한 삶을 살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임시에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소탈하고 겸손의 경영 방식을 고집했으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철저하게 평범한 자연인으로서 삶을 살았다는 평가다.

은퇴 후에도 충남 천안시 성환에 위치한 연암대학교 농장에 머물면서 버섯연구에 몰두하는 등 일체의 허례와 허식 없이 간소한 삶을 즐기며 그야말로 '자연인'으로서 여생을 보냈다.

유족으로는 장녀 구훤미씨,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삼남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 차녀 구미정씨, 사남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장남인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5월,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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