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김기율 기자]애플리케이션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를 조회하고 송금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18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이날부터 은행 16개사, 핀테크기업 31개사가 오픈뱅킹에 뛰어들게 된다.
이로써 은행들의 오픈뱅킹 고객유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이미 시범 운영하던 은행들은 한층 더 기능을 강화했고, 신규 은행들은 그동안 준비한 서비스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IBK기업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개인 모바일·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를 전부 면제한다. 기존에는 고객별로 가입한 상품, 거래 기여도, 전월 실적 등에 따라 이체 수수료 면제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모든 고객의 이체 수수료를 조건 없이 면제하기로 했다.
또 기업 전용 모바일뱅킹 앱인 ‘i-ONE(아이원) 뱅크’와 인터넷뱅킹에 개인사업자 전용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한다. 모든 은행의 사업용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고, 이체 수수료도 면제된다.
우리은행은 최대 5개 다른 은행 계좌에서 우리은행 계좌로 보안매체 이용 없이 이체할 수 있는 ‘한 번에 모으기’ 기능과 타행 계좌 간 이체 기능을 추가했다. 인공지능(AI)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를 오픈뱅킹에 적용하고, 24시간 전담팀을 운영해 보안성과 안전성도 높였다.
‘우리 WON모아’ 통장·적금·예금 3종도 출시한다. 3종 모두 오픈뱅킹 이용 조건에 따라 차별화된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이날 업그레이드를 통해 ‘간편앱출금’, ‘꾹이체’, ‘바로이체’ 기능을 추가했다. 간편앱출금은 신한 쏠(SOL)에 등록된 다른 은행 계좌에서 출금 신청을 한 후 일회용 인증번호를 받아 현금카드 없이 신한은행 ATM에서 인출할 수 있는 기능이다.
꾹 이체를 통해 본인 명의 출금 계좌를 입금 계좌로 드래그하기만 하면 비밀번호 입력 없이 이체할 수 있도록 했다. 바로이체는 로그인 없이 스마트폰 바탕화면에서 이체할 수 있는 기능이다.
KEB하나은행은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맞춰 앱에서 제공하는 기존 서비스에 오픈뱅킹을 확대 적용하고, 전용 예·적금과 ‘타행 자금 하나로 모으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또 스마트폰으로 가입할 수 있는 예·적금을 출시하고 금리우대에 나섰다. 하나원큐 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1.35%에 우대금리 연 0.2%와 특별금리 연 0.2%를 더해 최대 연 1.75%까지 제공한다. 하나원큐 적금은 기본금리 연 1.8%에 우대금리 연 1.8%를 더해 최대 연 3.6%의 금리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비대면 금융상품가입 채널인 ‘금융상품몰’에 오픈뱅킹을 도입했다. 상품가입 시 통장 잔액이 부족한 경우 충전버튼만 누르면 다른 은행 계좌에서 바로 잔액을 충전할 수 있다.
또 오픈뱅킹 이용고객을 위해 내 금융자산 수준을 연령대·지역 별로 순위 비교할 수 있는 '내 금융생활 비교' 서비스와 쇼핑·여행·외식 등 소비패턴을 분석한 '내 금융생활진단' 서비스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SC제일은행의 오픈뱅킹은 다른 은행 계좌라도 출금 계좌에 등록하면 한 화면에서 바로 이체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오픈뱅킹을 이용해 타행 간 이체거래를 하는 경우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지난 16일부터 오픈뱅킹을 출시한 Sh수협은행은 오픈뱅킹 고도화 사업을 통해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준비 중이다. 디지털 상품 가입과 편의성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은행들은 이번 전면 시행에 맞춰 자산관리 서비스와 우대금리 상품 등 오픈뱅킹 연계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보안이나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아직까지 미흡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착오 송금이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기존 은행보다 핀테크기업의 보안시스템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소비자의 금융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통합 일간 출금이체 한도를 1000만 원으로 설정했다”며 “이용기관 보증보험 가입도 의무화해 부정사용 등 금융사고 시 신속한 소비자 피해 보상이 이뤄지게끔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결제원은 은행과 기존 오픈플랫폼 이용기관을 제외한 핀테크기업 123곳 중 88곳에 대해 이용적합성 승인을 거쳤고, 승인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기능테스트를 진행했다. 금융보안원은 보안상담, 보안점검을 담당했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전면시행을 통해 일어날 금융혁신을 기대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행사에서 “최근 지급결제 분야는 효율과 안정에 이어, 개방이라는 혁신의 흐름을 맞이하고 있다”며 “이미 오픈뱅킹을 도입한 주요국처럼, 우리도 금융결제망과 데이터 개방을 통해 금융권과 핀테크업계의 경쟁적 협력과 디지털 금융혁신이 촉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결제 인프라의 본질적 가치인 신뢰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 철저한 안전과 보안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