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뉴시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뉴시스)

[뉴시안=정창규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19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다. 

롯데그룹 부회장급인 사업부문(BU)장 절반이 교체되고 주요 계열사 대표는 물론 그룹 전반에 차세대 인재(임원) 150여 명을 전면 배치는 등 700여 명인 임원 전체 숫자를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19일 롯데지주와 롯데제과·케미칼 등 식품·화학·서비스·금융 부문 30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어 임원인사를 확정, 발표한다.

최대 관심사는 용퇴설이 떠돌던 송용덕 부회장이다. 송 부회장은 호텔·서비스BU를 떠나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긴다. 황각규 부회장과 함께 ‘투톱 체제’로 신 회장 가장 가까이에 남아 보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송 부회장은 1956년 생인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1955년생)과 더불어 그룹의 부회장단에 속해있다.

그동안 송 부회장의 경우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교체설이 제기된 유통BU와는 달리 그룹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퍼즐인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중요한 미션을 앞두고 있어 유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송 부회장은 오래 전부터 신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BU장을 맡기 이전부터 호텔롯데 상장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1955년생인 송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4개 BU체제를 도입한 2017년 초대 호텔·서비스BU장이다. 호텔·서비스BU는 호텔롯데(호텔·면세·월드·리조트사업부), 롯데렌탈, 롯데정보통신 등의 계열사가 속해 있다. 

송 부회장은 롯데호텔이 개점한 1979년 입사해 40여 년간 호텔업계에 종사한 국내 최고 전문가다. 영업, 마케팅, 총지배인 등 여러 업무를 두루 거쳤다. 호텔롯데 뉴욕사무소장(1988년), 롯데호텔월드(2006년)·롯데호텔제주(2007년) 총지배인, 롯데루스(러시아호텔) 본부장(2008년)을 거쳐 2011년 롯데루스 대표, 2012년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맡아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4성급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과 라이프스타일 호텔 L7은 그의 작품이다. 여기에 국내 1위 면세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을 해외 글로벌 면세점으로 탈바꿈 시킨것 역시 그의 혜안이 더해졌다.

송 부회장의 빈자리는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사장)이 맡을 것으로 점쳐졌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이 올 3월 호텔롯데 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 공식 발표 전까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지만 송용덕 부회장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신뢰가 상당하기 때문에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면서 “깜짝 파격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말했다.

송용덕 호텔·서비스BU(부회장)장.(사진=뉴시스)
송용덕 호텔·서비스BU(부회장)장.(사진=뉴시스)

저조한 실적으로 인해 교체설이 제기된 유통BU(사업부문) 이원준 부회장은 용퇴가 기정 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유통BU는 롯데그룹의 핵심이자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사업군이다. 롯데쇼핑 산하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를 비롯해 롯데홈쇼핑, 편의점 세븐일레븐, 헬스&뷰티숍 롭스, 롯데하이마트 등 롯데그룹의 유통 계열사 14개가 모두 포함돼 있다.

롯데는 지난 2017년 2월 BU장 체제를 도입하면서 전문경영인시대를 연 이래 현재까지 이원준 부회장이 이끌어 왔다.

이 부회장은 1981년 그룹 입사 이래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지낸 2년 간을 제외하면 약 35년 동안 롯데백화점에 몸 담아 온 정통 '백화점 맨'이자 산 증인인 유통 전설이다. 

그런 이 부회장이 최근 용퇴설이 떠도는 이유는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과 디지털 전환(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앞당기기 위한 신 회장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롯데는 2022년까지 온라인에 3조 원을 투자해 매출 20조 원 달성으로 업계 1위에 오른다는 청사진을 계획한 바 있다.

그동안 '현장 경영' 정신으로 롯데백화점 전성시대를 연 이 부회장은 유통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인 이커머스 분야를 이끌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쇼핑 부문 실적 악화와 경쟁 온라인 플랫폼 확산 흐름에 발목이 잡혔다. 내년 상반기에 이커머스 부문 통합을 앞둔 것도 인사 요인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 후임에는 롯데쇼핑 강희태(60) 대표이사가 물망에 올라있다.

강 대표는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상품 MD, 잠실점장, 본점장, 상품본부장, 차이나사업부문장을 거친 해외 및 상품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7년 당시 롯데백화점 사장이던 이원준 대표이사가 유통BU(부회장)장으로 승진하면서 롯데백화점 대표로 임명돼 명품매장 개편과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강 대표가 유통BU(부회장)장에 선임되면 앞으로 백화점, 마트, 슈퍼, 시네마, 롭스 사업본부로 구성된 롯데쇼핑과 하이마트,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홈쇼핑 등 유통사 시너지를 구현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강 대표가 이동하면 백화점을 포함해 슈퍼·호텔·e커머스·코리아세븐·롭스·컬처웍스·멤버스 등 계열사 대표도 새로 선임된다. 롯데 유통 계열사 14곳 중 절반은 바뀌는 셈이다.

백화점 대표로는 황범석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 슈퍼 대표로 남창희 롯데마트 고객본부장, 호텔 대표로는 김현식 해외운영본부장, e커머스 대표에는 롯데지주에서 유통 전략을 담당해온 조영제 전무,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기원규 롯데지주 인재육성팀장, 코리아세븐 대표엔 최경호 상품본부장, 롭스 대표로는 홍성호 롯데백화점 영남지역장, 멤버스 대표에는 전형식 롯데백화점 디지털전략본부장이 각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각 계열사 대표로 선임된 인사들은 대부분 전무 또는 상무급이다.

한편 19일 30개 롯데 계열사의 임원인사가 발표되고 이어 19일과 20일에도 롯데쇼핑 등 유통 및 기타 부문 20개사가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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