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사진=각 사)
(왼쪽 위부터)임영진 신한카드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사진=각 사)

[뉴시안=김기율 기자]주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카드업황 부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카드사들은 변화보다 안정적 경영을 택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카드 대표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삼성카드 대표는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대표들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올해 초 카드업계를 덮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도 예상외의 호실적을 보여서다. 실제로 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와 이동철 국민카드 대표의 연임이 결정되면서 그 예상에 무게가 더욱 실렸다.

이날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재선정했다. KB금융은 “국내경제의 저성장이 이어질 것이라 예상되면서 재임기간 중 성과와 경영전략,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후보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국민카드를 이끌어 온 이 대표는 임기 중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국민카드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25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36.4%나 증가했다.

국민카드는 캄보디아에 이어 올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면서 그룹의 신남방 확장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여신금융사 ‘PT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 지분 80%를 8128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향후 두 번째 해외 자회사로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앞서 진출한 첫 번째 자회사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은 올해 상반기 첫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임영진 대표 역시 연임이 결정됐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수수료 인하와 지불결제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사가 등장하는 등 카드업을 둘러싼 업황 어려움 속에서도 업계 1위를 유지하는 성과를 냈으며, 향후 그룹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적임자”라고 임 대표를 평가했다.

신한카드는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9% 늘어난 4111억 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 3분기보다 24.4% 증가한 1407억 원이었다. 할부금융과 리스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이며 사업다각화도 성공했다.

또 올해 출범한 신한베트남파이낸스(SVFC)는 3분기 누적 123억3800만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인도법인인 신한인도파이낸스와 미얀마 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도 각각 1억3100만 원, 1억9400만 원의 순이익을 냈다.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 역시 연임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카드의 정석’은 ‘정원재 카드’로 불릴 만큼 유명하다. 정 대표가 상품기획부터 전략,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의 정석은 출시 20개월 만에 500만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카드의 정석이 흥행하면서 우리카드의 유효회원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717만명으로 전년보다 9,8% 늘었다. 3분기 순이익은 283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34.8% 늘었고,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7% 상승한 948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사업 부문도 안정세에 들었다. 지난 2016년 영업을 시작한 미얀마 법인 ‘투투파이낸스’는 올해 3분기 17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한편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근 ‘삼성 노조와해 혐의’로 1심 재판서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원 대표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을 선고했다.

원 대표는 2014년 취임 이후 3연임을 거치면서 삼성카드의 실적을 견인해왔다. 삼성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90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5% 늘어났고,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28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다만 이번 1심에서의 유죄 판결과 최근 삼성그룹의 ‘60세 이상 사장단 퇴진론’ 등은 원 대표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960년생인 원 사장은 내년에 만 60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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